“고관절 인공관절수술, 숙련된 전문의·수술법·재활 3박자 중요”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숙련된 전문의·수술법·재활 3박자 중요”

기사승인 2012-11-14 10:44:01

[쿠키 건강] #20여 년간 고관절 통증으로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었던 박종욱(56)씨는 요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단 1~2시간 만에 몇 십 년간 함께 해 온 통증과 이별했기 때문이다. 신발 끈조차 제대로 묶을 수 없어 딸이 사 준 등산화를 바라만 봐야 했던 시간은 이제 추억이 됐다. 박씨는 요즘 가족들과 여행 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환자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청구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 수술 환자는 2005년 1만5008건에서 2009년 2만3615건으로 1.57배 증가했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고관절 수술법의 발달과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으로 탈구 등의 합병증은 줄고 회복이 빨라져 환자들의 만족도와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원장에게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허리 통증으로 오인하는 고관절 질환, 조기 발견 중요= 고관절은 절구 모양의 골반 골과 공 모양의 둥근 넓적다리뼈 머리로 이뤄진 관절로, 흔히 ‘엉덩이 관절’이라고 부른다. 어깨 관절 다음으로 운동 범위가 큰 고관절은 우리가 걷고 앉고 뛰는 모든 활동에 관여하며 우리의 신체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체중을 지탱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달리거나 격한 운동 시 체중의 10배에 달하는 하중을 견디기도 한다.

그러나 고관절 질환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통증이 엉덩이, 허벅지, 사타구니 등 여러 부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 허리디스크나 척추 질환으로 오인해 잘못 치료 받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고관절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병이다. 30~50대 남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전체 고관절 질환 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고관절의 과도한 사용으로 연골이 닳는 ‘퇴행성 고관절염’ 역시 유의해야 한다.

송 원장은 “고관절 질환은 무릎 관절에 비해 발병 비율이 훨씬 낮은 편이지만, 일단 발병하면 잘 낫지 않아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난이도 고관절 수술, ‘근육-힘줄’ 보존하는 수술법으로 탈구율 최소화= 고관절 수술은 비교적 고난이도 수술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은 수술 결정이 쉽지 않고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도 걱정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장 큰 부작용으로 지적됐던 탈구율을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돕는 수술법이 개발되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고관절 수술 분야에서는 ‘절개 부위 최소화’를 통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수술법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기존에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최소화함으로써 근육과 힘줄을 보존해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 약 2주간 치료하면 무리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기존 고관절 수술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탈구율도 현저히 줄어 재수술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있다. 기존에는 수술 후 6주 이상 탈구 예방을 위한 자세 제한과 화장실 사용 제한을 실시했던 반면, 수술법의 발달로 환자들은 행동의 제약이 없고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을 비롯해 휠체어나 의자에 앉는 것이 가능하다.

인공관절 수술 후 가장 큰 장점은 통증의 감소와 편안한 보행이다. 송 원장은 “고관절 질환의 통증은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만큼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관절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들은 통증의 현저한 감소를 가장 만족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 전 절뚝거리던 걸음걸이가 정상적으로 바뀌고 일상적인 활동도 가능해진다. 완만한 산을 오르거나 간단한 스포츠 활동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전문의 통한 체계적 재활 프로그램 중요= 수술법도 중요하지만 체계화된 재활을 받지 않으면 회복이 더디고 일상 복귀에도 큰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은 고난이도 수술인 만큼 수술 경험이 풍부하고 숙련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좋다.

수술법의 발전과 더불어 인공관절 재질 발달도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 향상에 한 몫 하고 있다. 특수합금과 세라믹으로 제작된 인공고관절의 수명은 약 30년으로 기존의 인공관절에 비해 마모를 현저히 줄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재활도 중요하다. 재활은 보통 약 2주에 걸쳐 진행된다. 수술 후 근력 강화 운동은 탈구율 최소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외회전근 및 외전근, 신전근 등의 근력운동을 실시하면 증가된 근력은 탈구를 막을 수 있다. 수술 7일 이후부터는 체중부하를 위한 밸런스 운동에 집중한다. 주로 재활 기구인 풀리(pully)와 납작한 형태의 에어쿠션인 토구(togu)를 사용한 운동으로 환자의 걷는 모양을 교정하고 고관절이 가해지는 체중을 견딜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조기 재활은 욕창과 패혈증, 하지혈전합병증 등 합병증 발병률을 낮춰준다. 또한 관절 주위 근력 약화나 수술부위의 연부조직 유착을 막아 관절의 유연성과 굴곡 각도를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운동 능력도 향상된다.

송 원장은 “고관절 수술법과 병원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수술 후 환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무리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수술 전 신중히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상담을 하는 일”이라며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가 힘들 때, 골절상을 입은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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