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통증으로 여기지 말고 간단한 주사치료로 가벼운 어깨 만들어 줘야
[쿠키 건강]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일하고 있는 30대 J씨는 업무 때문에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 주로 칠판에 필기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어깨가 결리는 통증이 찾아왔다. 그저 고3 수험생을 담당한 스트레스 때문이려니 하며 파스만 붙이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어깨 통증과 두통 때문에 결국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일 전국적으로 2013년 수학능력시험 개인별 성적 통지표가 배부됐다. 수능이 끝나면 선생님들의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부터 다시 정시모집이 시작되는 시기. 학생들의 성적에 맞춰 선생님들은 가나다군 학교별 정시지원서 작성에 하루도 쉴 날이 없다. 학기 중에는 아이들을 상대하느라 생기는 감기, 목을 많이 쓰기 때문에 생기는 성대결절, 심심치 않게 만들어야 하는 프린트 자료, 시험지, 덕분에 어깨의 만성통증에 시달려 왔다. 학기가 끝나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정시원서 작성에 이어 신학기 준비로 컴퓨터와는 친구 사이가 된지 오래다. 아이들은 게임을 하느라 컴퓨터를 하지만, 선생님들은 여전히 학생들을 위한 수업 준비로 컴퓨터와 씨름을 하느라 만성적인 어깨 통증이나 어깨 결림에 시달리고 있다.
◇어깨의 결림은 원래 그런 것? 원래 그러면 안 되는 것!= 근막동통증후군은 보통 ‘어깨에 담이 들었다’고 표현한다. 처음에는 목 뒷부분이나 어깨부위가 결리는 정도지만 점점 바늘로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통증 부위의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지며, 뭉쳐진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나온 것이다. 허철회 정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이러한 느낌이 오는 이유는 장시간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생기는 어깨 통증으로 주로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로 인해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쉬지 못하고 오랜 시간 긴장하면서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움츠러들었다는 것은 어깨 주위의 근육이 쉬지 못하고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긴장이 돼 근육 속으로 혈액의 공급이 떨어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즉 혈액의 공급이 떨어지면 산소와 영양분이 떨어지고, 안에 쌓여있는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에 근육은 뭉쳐지고 수축돼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휴식이나 운동으로 통증 가라앉아… 증세 심하다면 국소마취제로 쉽게 효과 볼 수 있어= 통증 초기에는 목 뒤가 뻐근하고 어깨가 결리는 정도의 경미한 수준으로 시작하지만, 갈수록 근육이 따끔거리는 통증이 나타나고 화끈거린다. 통증부위의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져 그곳을 누르면 비명이 나올 정도로 아프다. 하지만 엑스레이나 MRI을 찍어도 정확한 진단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환자는 속으로 비명을 삼킬 뿐이다. 이런 아픔을 초기에 잘 잡으면 만성적인 고통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증상이 경미한 수준이라면 약물치료나 운동치료, 또는 휴식을 통해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극심한 경우라면 주사치료를 시행해 통증 유발 부위의 섬유화를 막을 수 있다. 백진우 정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관련 교감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면 혈액순환의 촉진을 도울 수 있고, 통증물질이 제거되며 흥분된 신경이 가라 앉아 상대적으로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좋은 것은 심해지기 전에 휴식을 취해 무리한 어깨를 쉬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최대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또 어깨 부근에 피로함을 느낄 경우 온찜질이나 마사지, 반신욕으로 혈액순환을 시켜주면 통증을 조금은 완화시킬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