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있다면 산행 자제하는 것이 관절 건강 위한 길… 산행 전 기상 꼼꼼히 체크하고 충분한 준비 운동 필수적
[쿠키 건강] 지난 9일 강원 일부 지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졌지만 국립공원 설악산에는 3000여 명의 등산객이 설경을 보기 위해 몰렸다고 한다. 이외에도 치악산, 오대산 등 유명 산에 7000여 명이 찾아 겨울 산의 설경을 만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멋진 설경을 구경하기 위해 겨울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늘고 있다. 지난 주 전국적으로 내린 눈도 주말 등산객들의 발길을 재촉하는 데 한 몫 했다.
그러나 겨울철 산행은 특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박성진 웰튼병원 부원장은 “겨울산은 눈으로 노면이 미끄럽기 때문에 자칫하면 큰 부상을 입기 쉽다”며 “관절은 추운 날씨에 특히 굳어 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겨울산 설경에 등산객 발길 늘어= 기상청은 올 겨울이 평년보다 일찍 시작됐으며 기록적 한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겨울 산행을 감행하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을 막기는 어려울 듯 하다.
겨울 등산 명소로 자리 잡은 칠갑산은 해를 거듭할수록 관광객이 증가해 겨울 산행 인구가 평균 20여만 명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한 백화점 판매 통계에 따르면 11월 초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겨울 날씨의 영향으로 방한용 의류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특히 아웃도어 상품군의 경우 겨울 산행용품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진 부원장은 “관절 건강에 등산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겨울철 등산은 위험 부담이 큰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만약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무리한 산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십자인대 파열 등 무릎 부상 위험 증가, 치료 미루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 겨울철 등산은 여러 면에서 부상의 위험이 크지만 특히 주의해야 할 부상은 무릎 십자인대와 연골판 파열이다. 십자인대와 연골판은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연골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미끄럼이나 비틀림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
박 부원장은 “대개 손상이 일어나면 무릎에서 찢어지는 느낌이나 ‘탁’하는 소리가 난다”며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연골 손상으로 이어져 퇴행성관절염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단은 MRI 검사로 확인하며, 전방 전위가 경미하고 동반 손상이 없는 경우는 보조기 착용과 재활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젊은 연령층은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전방십자인대나 연골판 파열 시 자연 치유가 어렵고 2차적 무릎관절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관절내시경수술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박 부원장은 “등산을 쉽게 생각하고 준비 운동도 없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추운 날씨는 관절을 쉽게 굳게 해 자칫 미끄럼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관절운동을 원활하게 해줘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행 전 옷, 비상식량, 휴대폰 등 철저히 부상 대비한 준비해야= 겨울철 산악 사고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준비 운동 및 예열 과정이다. 예열이란 산행 직후 30분까지 되도록 천천히 걸으며 몸이 등산에 적응하는 시간을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 조절이다. 기온은 해발이 100m 높아갈수록 0.6도씩 낮아지며 초속 1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2도씩 낮아진다. 따라서 높은 산에 가는 경우 외부의 비바람을 막아주고 땀과 열기를 바로 배출해 줄 수 있는 등산복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복을 입을 때는 속옷, 보온 옷, 겉옷의 순으로 겹쳐 입으면 좋다.
또한 언 눈길에 대비해 항상 아이젠과 지팡이를 준비해야 한다. 초콜릿, 건포도, 곶감, 사탕, 과일 등 칼로리가 높고 무게가 덜 나가는 비상식량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등산할 장소의 소요시간 및 기상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또 만약을 대비해 시계와 휴대폰을 반드시 지참, 유사시에 119에 신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휴대전화는 수신불능 지역에서 수신 가능한 기지국을 찾기 위해 계속 신호를 보내고, 이 과정에서 배터리 소모가 많아지기 때문에 충전된 배터리를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박 부원장은 “부상을 입지 않도록 겨울 산행 전에는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등산코스를 선택해야 한다”며 “산행 후 무릎통증이 발생하거나 걸음을 걸을 때 무언가 불안정한 느낌이 든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