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시즌, 자만하고 타다간 관절 부상 ‘위험’

스키 시즌, 자만하고 타다간 관절 부상 ‘위험’

기사승인 2012-12-15 08:08:01

스키장 부상자 50%는 관절척추 부상… 넘어지는 기술 배워야 무릎, 손목부상 피해 줄일 수 있어

[쿠키 건강] #그토록 기다리던 겨울이 오고 스키장이 개장한다는 소식을 들은 문모(24·남)씨. 드디어 자신의 계절이 왔다며 스키장으로 달려갔다. 스노보드 조기교육을 철저히 받은 그는 부츠와 보드, 마지막으로 자신감까지 장착한 후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마음껏 스노보드를 즐겼다. 신난 마음에 고공 점프를 시도 하는 순간, 균형이 흐트러지며 착지를 잘못해 엉덩이로 쿵 하고 떨어졌다. 그 뒤로 계속 엉덩이 쪽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내원해 검사한 결과 고관절에 금이 갔다는 골절상 진단을 받았다.

12월에 들어서며 강추위와 함께 스키 시즌이 찾아왔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도,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어른도 추위가 반갑기만 하다. 올 겨울은 때 이른 추위가 시작되면서 눈도 많이 온다는 예측이다. 1년 내내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린 스키어들과 보더들은 한파에도 움찔하지 않고 들뜬 마음에 스키장을 찾아간다. 하지만 들뜬 마음만으로 스키장을 간다면 위험할 수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배울 때에는 가장 먼저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넘어지거나 일어서는 방법 등 기본 실력이 없다면 정말 부상의 위험이 큰 운동이 될 수도 있다. 스키장 부상은 비교적 가볍고 대형사고는 적지만 사고가 나면 골절과 인대부상 등 큰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스키와 스노보드의 부상은 어떻게 차이가 있을까?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 스노보드의 시즌… 스키장 부상의 50% 이상은 관절척추 부상=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이 바빠지는 시기다. 스키와 스노보드의 대중화로 해마다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 말은 곧 스키장 부상위험도 높아진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스키장의 각종 안전조치가 늘고 있지만 부상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겨울은 기온이 낮기 때문에 근육을 수축시켜 몸이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더 크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2010년, 2011년 각 시즌에 접수된 스키장 사고건수는 각각 286건, 281건에 이르고 그 중 57.6%가 관절척추의 부상으로 조사됐다.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스키나 스노보드는 관절 척추의 부상위험이 높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스키는 긴 플레이트 때문에 다른 사람과 부딪히거나 꼬이기 때문에 다리부상이 가장 많다. 보드는 스키와 달리 발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더 높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땅을 손으로 짚으면서 넘어지기 때문에 손목부상의 위험이 크고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척추에 손상이 갈 수 있다.

◇스노보드 타다 넘어질 때 손목 주의… 과욕으로 인한 고공점프는 장애까지 부를 수 있어= 스노보드는 스키처럼 폴을 사용하지 않고 팔과 상체를 이용해 중심을 잡기 때문에 넘어질 경우 손목으로 땅을 짚게 되고 따라서 손목부상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손목부상은 인대나 힘줄에 심한 부담을 줘 ‘손목 염좌’가 발생하기 쉽다. ‘손목 염좌’가 발생하면 손목이 붓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큰거림이 더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심해진다. 손은 움직임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부상이 심하지 않다면 찜질이나 파스 등의 처치만으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만약 뼈가 어긋나거나 골절됐다면 통증과 부종상태가 더 악화돼 인대까지도 손상될 위험이 높다. 특히 인대가 파열되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보드를 타는 사람들은 과욕으로 인해 실력에 맞지 않는 고공점프를 하는 경우가 있다. 착지 과정에서 잘못 떨어진다면 고관절이나 요추에 금이 가는 골절상을 당할 수 있다. 이것을 흔히 ‘점퍼골절’이라고 하는데 고관절이나 요추의 골절이 심하면 신경에 손상을 줘 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

◇스키 타다 넘어졌는데 ‘뚝’소리 났다면 십자인대파열 의심해야= 스키가 대중화 되면서 어릴 때부터 스키를 배우고 즐기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스키 부상의 경각심 없이 본인 스키 실력과 상관없이 상급자 슬로프에서 타기 일쑤다. 부상은 무릎의 십자인대파열이 가장 흔하다. 십자인대란 무릎 관절 안팎에 위치한 4개의 인대 중 무릎 안에서 X자 모양으로 관절을 지탱해 주는 인대로 무릎 속에서 종아리뼈가 앞으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며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 속에 피가 고이게 되고, 파열된 부위가 부으며 관절이 불안정해져 무릎을 구부렸을 때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걸을 때 불쾌하고 불안정한 느낌이 든다. 따라서 무릎에서 ‘툭’하는 파열음이 들리거나 심한 통증과 함께 무릎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십자인대 손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 진단을 하지 않고 방치해 둔다면 나중에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 보조기 등 보존적인 방법의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완전히 파열된 경우 자연치유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과 재건술이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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