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비만, 상체·복부·하체 한쪽으로 편중된 체형별 비만 나타나
[쿠키 건강] #직장인 최모(35)씨는 지난해 겨울부터 찌기 시작한 살 때문에 올해 추워진 날씨가 두렵다. 여름시즌에는 노출을 위해 몸매관리를 꾸준히 해왔지만, 겨울에는 몸매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지난해 겨울부터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을 소홀히 해왔다. 그 결과 상체 비만이라 불릴 정도로 점점 살이 찌기 시작했고, 언젠가부터 발목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막상 살을 빼려니 직장생활을 하며 따로 운동하기 힘들고, 발목 통증도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몸매관리는 노출의 계절 여름에만 하고, 겨울철에는 옷으로 커버하면 된다? 이는 겨울철 비만을 부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추운 날씨로 인해 기름진 음식의 섭취는 늘고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줄어들며 운동도 게을리 하게 돼 비만이 유발되기에 딱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비만이 찾아오면 균형 있게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상체비만, 복부비만, 하체비만 등 한쪽으로 편중되며 나타나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한군데에 비만이 집중되면 척추와 관절에 무리와 부담을 줘 질환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체형별 비만 스타일에 따른 건강에 대해 점검해 비만이 심해지는 겨울철, 건강하고 날씬한 체형을 만들도록 하자.
◇상체비만, 신체 불균형으로 무게 지탱하는 발목 접질림 쉬워= 살과의 전쟁 중에서도 팔뚝살, 옆구리살, 등살 등 가장 빼기 힘든 부위에 살들이 몰려 있는 것이 바로 상체비만이다. 상체 비만이 심한 경우에는 신체의 불균형을 부를 수 있어 의자에 앉을 때는 목, 허리, 엉덩이가 일직선이 되도록 앉는 등 자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상체비만의 경우 상체에 질환이 나타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상체의 무게가 하체에 가해져 발목 질환이 나타나기 쉽다. 발목은 다른 곳들보다 가늘기 때문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기 마련이다. 또 신체적 균형이 흐트러져 발을 자주 접질리기 쉽다. 그러나 상체의 무게가 많이 가해지는 상태에서 접질리게 되면 발목 관절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끊어져 복사뼈 부분에 통증과 함께 발목 부위가 멍이 드는 발목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부상을 입은 발목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염좌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연골 부위가 손상되면서 박리성 골연골염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조기 골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김동욱 의정부척병원 원장은 “발목염좌 초기에는 적절한 고정 및 간단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러한 치료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인대 및 연골 손상의 유무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연골이 심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자가연골 이식술 등의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나아지겠거니 하며 이를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복부비만, 허리 통증 시 치료와 함께 허리근력 강화 운동 필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쌓여 발생하는 복부비만은 복부와 옆구리가 볼록거리는 항아리 형의 몸매이기 때문에 배에 압력이 많아져 허리자세의 변형을 가져와 척추에 무리를 준다. 실제 서울척병원이 2011년 요통으로 내원한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 이상이 복부비만이 허리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본인이 복부비만이라 생각하는 55명은 허리 통증의 정도를 1-10점으로 봤을 때 6.41점의 통증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복부 지방이 많지 않다고 답한 이들보다 약 2배 가량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수치다. 이런 불안정한 자세는 척추와 추간판의 각도를 달라지게 해 한쪽으로만 집중적으로 무리를 줘 결국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복부비만으로 인해 요통이 발생했다면 음식조절과 함께 운동을 습관화해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특히 허리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필수적으로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디스크가 진행이 돼 있는 상황이라면 생활습관 개선 및 운동과 더불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휴식과 함께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로 상태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줄지 않는다면 간단한 주사치료로 개선이 가능하다. 조희철 서울척병원 원장은 “주사치료의 경우 통증, 병변 부위에 약물을 투입함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을 치료한다”며 “1~2주 간격으로 2~3회 정도의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한 시술법이지만, 중증의 허리디스크라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치료들과 함께 꾸준히 허리 주변 근육과 복근 강화 운동을 병행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체비만, 무릎 부담으로 젊은 나이에도 관절염 피할 수 없어= 두터운 겨울옷으로 비만인 몸매를 아무리 커버하더라도 다리는 감추기가 어렵다. 이러한 하체비만의 경우 서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 쪽으로 무게가 실린 짝 다리 자세가 지속되면 체형 문제로 골반 높낮이에 차이가 생기고, 한쪽 무릎으로 무게가 쏠려 관절염이 발생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무릎의 관절염은 노년층에 나타난다고 생각해 방심하지만, 비만의 하중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도 관절염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무릎은 체중이 1㎏ 증가할 때다 3배의 부담이 가해지며 과체중으로 인해 무릎 연골에 부하 걸리게 된다. 이는 연골이 닳는 속도를 앞당기고 손상시켜 결국 관절염이 유발되는 위험이 커진다. 관절염은 보통 천천히 진행되지만 경우에 따라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도 하는 만큼 증상이 심해져 보존적 치료로 나아지지 않으면 인공 관절로 교체해야 하는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식이요법으로 체내 지방 전환율이 높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실시해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수중 아쿠아로빅이나 고정식 자전거 운동이 좋고, 집에서는 간단히 누워 허공을 향해 자전거를 타듯 양 발을 교차로 저어주는 등의 운동 및 관절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등산은 비만과 관절염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이미 비만으로 인한 관절염이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