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잘못된 TV시청 척추측만증 유발… 평소 바른 습관 길러야
[쿠키 건강]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한 초겨울부터 집안에서 옆으로 누워 TV를 보거나 바닥에 엎드려 책을 보는 생활을 하던 정모(28·여)씨에게 갑자기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이러다 말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한 번 아프기 시작한 허리 통증은 좀처럼 낫지 않고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리기 시작했다. 결국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무리가 생겨 병원을 찾아간 정씨는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뼈가 시릴 정도로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땐 외출하기가 꺼려지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 하지만 실내에만 머물러도 관절·척추에 무리가 간다는 사실. 올바르지 않은 자세를 장시간 취하다 보면 관절·척추에 무리가 갈 뿐 아니라 곧은 체형을 만드는 데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다면 집안에서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질환은 어떤 것이 있을까?
◇TV 볼 때, 장시간 잘못된 자세 유지하면 척추측만증 위험… 심하면 수술 불가피=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척추는 평상시 잘못된 자세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물론 골반 등 몸 전체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특히 TV시청을 할 때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오랫동안 한 자세로 고정하고 있기 때문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파에 한쪽으로 몸을 기대거나 다리를 꼬는 등 잘못된 TV시청 습관은 척추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몸의 균형을 망가뜨린다. 척추측만증은 다른 질환에 비해 통증이 경미하지만 허리디스크를 불러오는 주범이 된다.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앉았을 때 머리·목·허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자세 개선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척추측만증은 육안으로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울을 보고 양쪽 어깨 선이 평행한 지 점검해 보고 한쪽으로 기운 정도가 심하다면 척추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컴퓨터로 빨려 들어가는 나의 몸, 의식적으로 자세 고쳐 앉기= 하루 종일 회사에서 컴퓨터로 업무를 본 후 집에 돌아와서도 또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게임 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컴퓨터 사용에 집중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모니터 쪽으로 몸을 심하게 기울이게 된다. 그러나 몸이 앞으로 구부정하게 쏠린 자세를 취하면 상체의 근육이 긴장해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아프게 되는 근막동통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근막동통증후군은 통증이 생긴 부분을 중심으로 주변의 다른 부위까지 통증이 나타나거나 저리게 된다. 백진우 정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관련 교감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면 혈액순환의 촉진을 도울 수 있고, 통증물질이 제거되며 흥분된 신경이 가라 앉아 상대적으로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목을 앞으로 쑥 빼고 있으면 목과 어깨의 근육, 척추에도 무리가 가 목뼈의 형태가 일(一)자로 변형되는 거북목 증후군과 같은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 장시간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올바르지 않은 자세는 보는 이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근육과 관절에도 무리가 가 통증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중간중간 의식적으로 자세를 고쳐 앉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루의 3분의 1 차지하는 수면, 올바른 자세 취해야 척추 건강 지킬 수 있어= 흔히 잘못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뻐근한 경우들이 있는데, 수면자세는 그 중에서도 몸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척추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잦다. 척추는 머리뼈부터 골반뼈까지 연결돼 있어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허리 외에도 목, 어깨, 골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수면자세를 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잘 때 무의식중에 뒤척이거나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때문에 한 자세를 계속 유지 하진 않는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해 새우등을 하고 무릎과 고개를 구부려 웅크린 태아형 자세를 취하기 쉽다. 태아형 자세는 허리에 통증이 있는 허리디스크 환자들도 일시적으로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자주 취하기도 한다. 이런 자세가 오래 유지되면 척추 뼈 사이사이가 벌어져 오히려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만일 기존에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는 더욱 수면자세에 주의해야 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허리디스크 환자들은 허리통증을 참게 되면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꼬리뼈 부위에 작은 내시경을 삽입해 통증원인을 제거하는 경막외신경감압술을 통해 간단한 치료가 가능한 만큼 통증을 참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