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어지럼증환자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는?

한파에 어지럼증환자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3-01-16 15:18:01

추위로 혈액순환 및 평형기능 약화, 교감신경 항진도 원인… 심부온도 올려야 해결, 효과 없다면 귀의 문제일 수도

[쿠키 건강] 한파에 빙빙 도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인체는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땀 배출을 억제하는데, 이 과정에서 혈액순환과 대사기능이 저하되는 한편 심장의 부담도 커진다. 이로 인해 청신경의 혈류작용에도 장애가 초래돼 균형감각과 평형기능이 취약해진다. 아울러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자율신경까지 부조화를 이루면서 어지럼증은 더욱 악화된다. 평상 시 건강한 사람은 물론 기존에 어지럼증 환자가 현기증을 더 느끼는 이유는 이러한 배경에서다.

특히 골밀도가 약한 고령자나 중년여성의 경우엔 요즘 같은 겨울철 더욱 주의를 요한다. 빙판길을 걷다 어지럼증을 느끼고 넘어져 골절이나 뇌진탕, 고관절손상 같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병원신세를 지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보온을 위한 노력도 다양하다. 내복이나 두꺼운 옷, 목도리, 핫팩 등 방한 용품을 마련해 추위와 어지럼증을 이기려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내복 하나만 착용하더라도 체감온도가 3도 이상 상승한다거나 목도리를 하게 되면 목뒤의 대동맥을 타고 따뜻해진 혈액이 전신으로 순환된다는 말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어디까지나 체온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보온개념에 불과하다.

변재석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옷을 아무리 두껍게 껴입는다하더라도 단순히 피부표면의 체감온도만 보호될 뿐 실질적인 심부온도(인체 주요장기가 가진 고유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며 “이로 인해 귀를 포함한 손발 등 신체말단부위까지 골고루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지럼증 예방에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중요한 것은 심부온도를 올리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기존의 어지럼증환자가 건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오장육부의 상태와 경락의 순환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어지럼증의 소인은 장부의 기능이 약해지고 경락경혈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 그 기운이 몸 구석구석까지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혈액과 영양분도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않는다.

변 원장은 “오장육부 중 특히 신장의 기능이 약하면 몸의 정기 역시 쇠해져 어지러움을 더욱 느끼고 한사(寒邪; 병을 일으키는 냉기)에 대한 저항력도 잃게 돼 어지럼증뿐 아니라 추위와 계절성 질환에 취약하게 된다”며 “침구치료와 약물처방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신체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평소 스트레스, 과로 등을 피하고 금연과 절주가 필요하다. 또 평소 이명이 있다면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외부적으로는 주변 환경을 따뜻하게 해 냉기를 없애야 한다. 비록 전력수급으로 전국이 난방온도 줄이기에 여념이 없지만 어지럼증 환자들에겐 예외다. 훈훈한 느낌이 될 정도의 생활온도가 유지돼야 환경적응에 의해 손발과 귀 등의 말초부위도 온기가 돈다. 즉 인체 내부의 체온도 전체적으로 올라가면서 신체말단까지 기초체온이 유지된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채소나 야채, 과일 위주의 식생활은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열량은 적어 체온을 유지하기 힘들다. 고단백질 육류나 탄수화물을 반드시 섭취한다. 성인 기준으로 붉은색 고기는 1주일 1회, 곡류를 포함한 탄수화물은 1일 1회 정도가 적당하다. 또 에너지 보충을 위해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러운 증상이 가시지 않는다면 추위 말고 다른 원인을 의심해봐야 한다. 당뇨, 빈혈, 편두통 등과 같은 기저질환이나 뇌경색이나 종양과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이석증’은 귓속의 평형반위에 위치한 작은 돌(칼슘 결정체)이 제자리를 이탈하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젖힐 때 등 머리를 움직일 때 두드러진다. 주로 중년여성에게 자주 나타나지만 다행히 일정한 법칙에 따라 머리를 회전시키면 이석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쉽게 호전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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