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기-마사지-스트레칭 순… 관절 유연성 확보해야
[쿠키 건강] #평소 건강했던 직장인 김모(42·남)씨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다가 갑작스런 허리통증에 비명을 지를 뻔 했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보일러 온도를 낮춘 게 화근이었다.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프고 당기는 불쾌한 느낌이 며칠간 지속됐다.
#자영업자 홍모(38·여)씨는 최근 운전 도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롱부츠를 신은 발이 그날따라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는데 운전 도중 갑자기 오른쪽 발바닥과 발목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더구나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리고 있어 차를 세울 곳도 마땅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버텼는데 그만 브레이크를 밟아 버린 것이었다. 다행히 뒤따르는 차가 없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들처럼 최근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모두 추운 날씨 탓이다. 겨울철이 되면 추위에 약한 관절은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고 혈관과 근육이 수축되면서 민감한 상태에 빠지는데, 이때 작은 외부충격만으로도 큰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또 추운 날씨로 몸을 자꾸 움츠리게 되면서 근육의 경직이 심해져 ‘다발성 긴장통’이 발생하기도 쉽다. 더구나 추위로 인한 통증은 근육경결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여서 금방 가라지지도 않는다.
겨울철에 이처럼 갑자기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손이 닿는 곳이라면 되도록 살갗 가까이 손을 대고 빠르게 비벼서 열감을 내는 것이 좋다. 관절압력을 내려주고 수축된 혈관을 이완시켜주기 때문에 응급효과가 빠르다. 만약 휴대용 핫팩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후 마사지까지 해주면 더 좋다. 세게 주무르지 말고 천천히 일정한 강도로 자극을 줘야 하며, 부위 당 소요시간은 15분이 가장 효과적이다. 스트레칭은 그 다음이다. 이미 관절과 인대가 굳어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스트레칭부터 시도하면 관절이 상하고 아탈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을 할 때 꺾는 동작은 관절과 인대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천천히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도 마찬가지다. 벌떡 일어나지 말고 기지개와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후 누운 자세에서 옆으로 몸통을 돌려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천천히 일어나야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겨울철 관절통은 예방을 통해 줄일 수 있다. 김상훈 부천하이병원 원장은 “외출 전 10분 스트레칭은 관절의 유연성을 높여 통증발생 위험과 강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바깥에서 스트레칭을 하다보면 추위로 인해 대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근육과 인대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겨울패션도 관절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복을 갖춰있고 꽉 끼는 패션 아이템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실제 내복 하나만 착용하더라도 체감온도가 3도 이상 상승한다. 꽉 끼는 스키니진과 부츠는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자영업자 홍씨의 운전 도중 아찔한 경험은 꽉 끼는 롱부츠가 혈액순환을 방해해 혈액들이 뭉쳐 다리가 퉁퉁 붓고 통증이 발생한 것이었다. 날씨가 추운데다가 혈액순환까지 방해를 받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인 상황이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평상시 꽉 끼는 부츠를 즐겨 신으면 동상이 걸리거나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바깥으로 울퉁불퉁하게 돌출되는 ‘하지정맥류’에 걸리기 쉽다.
이밖에도 종종 미지근한 물에 반신욕과 족욕을 하는 습관도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관절에 좋다. 반면 자주 고온에 목욕을 하거나 습관적으로 찜질방을 찾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상훈 원장은 “고온에서 장시간 땀을 흘리게 되면 칼슘과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과 수분이 체외로 배출되면서 오히려 뼈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뼈 시린 통증과 붓는 증상이 같은 부위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관절염일 수 있어 의료기관에서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 원장은 “겨울철에는 추위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못해 관절염 환자들이 급격히 많아진다. 제 때 관절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연골이 닳아 뼈에 마찰이 생기면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관절 변형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