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LA 다저스)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앞서 자신의 별명인 ‘Monster’(괴물)라는 문구가 새겨진 후드티를 입고 출국장에 나온 류현진은 밝은 표정으로 “마음이 설레인다. 두 자릿수 승수 등 목표는 예전과 다름없다. 미국에서 첫 해이기 때문에 당연히 신인왕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류현진은 이번 달까지 LA에서 개인 운동에 집중한 후 내달 13일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팀에 합류한다.
류현진은 훈련 목표에 대해선 “메이저리그의 등판 간격에 맞춰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한국보다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 정도 빠르게 돌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겠지만 그것 말고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진출 때문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불참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전한 류현진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있다고는 하지만 대표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뛰어준다면 분명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IA의 윤석민 형이 에이스로서 이번 WBC에서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구질의 변화를 주지 않고 국내에서 던진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서클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올 시즌에도 탈삼진에 올랐다. 류현진은 “늘 하던 대로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할 것”이라며 “주위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고 내 할 것만 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미국 선수들은 힘이 좋으니 맞춰 잡기보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투구할 생각”이라며 “최대한 낮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류현진은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이자 1997년 박찬호(40)의 멘토 역할을 했던 샌디 쿠팩스(78)의 지도를 받게 된다. 쿠팩스가 다저스 마크 월터 구단주의 특별보좌역을 맡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팀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쿠팩스는 사상 처음으로 세 차례 사이영상을 거머쥐었고 한 번의 퍼펙트게임을 포함해 무려 네 차례나 노히트노런을 작성한 대투수다.
■류현진의 주무기 서클 체인지업(circle change-up)=중지와 약지, 새끼손가락 3개로 공을 잡고 엄지와 검지로 원(서클)을 만들어 옆에 붙이는 그립으로 공을 던지는 것이다. 스피드만 떨어진 채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에서 갑작스럽게 뚝 떨어지는 상하 움직임이 위력적인 공이다. 류현진은 직구와 똑같은 폼에서 똑같은 궤적으로 서클 체인지업을 던지기 때문에 상대하는 타자가 더욱 현혹되기 쉽다.
인천공항=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