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퇴행성관절염, 양쪽 한꺼번에 받는 게 좋아”

“무릎 퇴행성관절염, 양쪽 한꺼번에 받는 게 좋아”

기사승인 2013-02-04 16:55:01

바른세상병원, 무릎 인공관절 수술환자 41명 입원기간 수술비 등 비교 분석결과 발표

[쿠키 건강] #주부 김모(67·여)씨는 몇 년 전부터 양쪽 무릎이 쑤시고 아파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다. 나이 들어 관절이 약해져 그러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얼마 전부터 통증이 더 심해지고 부축을 받아야만 일어날 수 있게 됐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양쪽 무릎 모두 퇴행성관절염이 심해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무섭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입원할 생각을 하니 앞이 막막하기만 하다.

◇인공관절 수술, 양쪽 한꺼번에 받아야 할까? 따로 받아야 할까?=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점차적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과 엉덩이 관절에서 자주 발생한다.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이 드문드문 나타나 질환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가 증상이 악화돼 초기 약물이나 주사요법으로 치료해도 관절손상과 통증이 심해 제 기능이 어려워지면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무릎인공관절수술 건수는 2009년 4만7683건, 2010년 5만3334건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중 60, 70대가 80% 이상을 차지해 무릎인공관절수술이 노년기 건강과 삶의 질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수술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무릎인공관절수술에서 양측 모두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한 번에 수술을 받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양 무릎을 각각 수술 받아야 하는지 환자와 가족들의 고민이 크다. 가족들의 간병이나 입원기간 등 여러 가지 요인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 조사결과, 양쪽 모두 관절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한 쪽씩 각각 수술 하는 것보다 양측을 동시에 수술 받으면 환자 편익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양측 동시수술이 각각 수술보다 평균입원일 7일 이상 짧아… 합병증 유발 위험도 낮아져= 관절척추 전문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에서 최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41명(양측 동시수술환자 22명, 양측 각각 수술 12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양쪽 모두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같은 날 양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 받으면 다른 날 각각 순차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에 비해 평균입원일수 및 치료비용 등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동원 원장팀이 양측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50~70대 환자 41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평균 입원일이 양측 동시수술 환자는 18일, 양측을 각각 다른 날 수술한 환자는 25일로 나타나 양측 동시수술 환자의 입원일수가 7일이나 짧았다. 또한 한쪽만 수술한 환자의 경우 평균 입원일이 17일로 양측을 동시에 수술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무릎인공관절수술을 한쪽만, 양측 동시, 양측 각각 수술 받은 82세 여성 환자 3명을 비교해본 결과 입원일이 각각 18일, 19일, 31일로 나타나, 양측 동시수술 받은 고령환자와 양측 각각 수술을 받은 고령환자의 평균 입원일이 12일이나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양측 모두 동시 수술을 한 경우 수술비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양측 동시 수술 환자의 평균 본인부담금은 177만원, 양측 각각 수술 환자는 193만원으로 양측 동시 수술 시 환자의 진료비를 약 9%(약 16만원) 줄일 수 있다.

환자분포는 41명 중 여성이 90%(37명), 남성이 10%(4명)로 나타났으며 환자 연령별로는 60대 44%(18명), 70대 44%(18명), 80대 7%(3명), 50대 5%(2명) 순으로 조사돼 60, 70대가 전체 환자의 88%(36명)를 차지했다.

또한 양측 모두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한 번 입원 시 동시수술을 받는 것이 신체 부담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한꺼번에 수술할 경우 체력적인 부담과 통증이 더 적다는 점, 관례적인 의료진의 권유 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양측을 각각 수술을 받아왔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은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지병악화 또는 합병증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될 염려가 높다”며 “무릎인공관절수술을 양측 동시에 받게 되면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환자의 입원일수 또한 현저히 짧은 만큼 입원 기간 동안 지병악화나 합병증 유발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력 낮은 노인층도 수술 전 검사 이상 없다면 양측 동시수술 가능= 무릎인공관절수술을 양쪽 모두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 또는 체력과 면역력이 약한 노인의 경우라도 수술 전 검사에서 수술 후 회복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동시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나 빠른 회복을 원하는 경우에도 양측 동시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양측을 동시에 수술 받게 되면 수술 후 무릎 기능 회복과 보행 재활 등에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싶지만, 실제 별다른 문제가 없고, 오히려 좀더 세심한 배려를 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또한 입원일수 감소는 물론 한 번의 마취비용으로 수술비 절감효과도 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전신마취에 대한 신체부담, 수술 후 통증과 입원기간 중 받는 움직임의 불편과 심리적 스트레스, 재활기간 감소까지 한 번으로 끝날 수 있다. 또 환자 대다수가 노인들인 관계로 가족들의 간병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에게서 양측 동시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빈혈이 심하거나 80세 이상의 초고령인 환자, 당뇨로 당조절이 어려운 환자, 간질환 등 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인 경우에는 시일을 두고 한 쪽씩 따로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좌식생활보다 의자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무릎에 부담이 적어지고 관절이 닳는 것을 조금이라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관절에 무리가 가는 반복적인 작업이나 운동을 피하고 자신에게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무릎 관절 수술 후에는 재활치료가 더욱 중요한데 보통 인공관절 같은 경우 재활기간은 2~3개월 정도가 걸린다. 이때 경직된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를 충분히 늘려줘야 건강한 무릎 관절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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