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회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36)씨는 지난 연말부터 밀려드는 업무 때문에 잦은 야근을 한 이후로 벌써 2주 넘게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침이면 일어나기가 어렵고 오후가 되면 머리가 멍해지면서 잠이 쏟아져 업무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퇴근도 제때하고 주말에는 충분히 쉬고 있지만 피곤함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고 급기야 두통 때문에 깊은 잠을 이룰 수 없어 내과를 찾았다. 하지만 간이나 신장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씨가 겪고 있는 만성피로의 원인은 다름 아닌 일자목이었다.
성주용 구로예스병원 원장은 “컴퓨터 작업과 스마트 기기 사용이 많은 직장인 중 목이 정상적인 C자에서 일자로 변형되는 일자목증후군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자목이 되면 뒷목의 뻣뻣함, 어깨결림, 편두통, 무력감, 턱관절 등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월 한 달 동안 예스병원을 방문한 일자목 및 거북목증후군 환자 7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49명(73%)이 위와 같은 만성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203명(27%)은 피로감과 함께 온몸이 쑤시는 근육통을 호소했다.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은 ‘기운이 없어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뜻한다. 잠깐의 휴식으로 회복되는 일과성 피로와 달리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성 원장은 “특히 요즘 직장인들은 업무 중에는 컴퓨터를, 휴식이나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기 때문에 목을 앞으로 내미는 경우가 많다”며 “목을 앞으로 내밀면 목뼈에 가해지는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목과 어깨가 긴장하고 경추 사이 혈관이 좁아져 뇌가 충분한 혈액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머리가 멍해지고 졸음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머리를 앞으로 내밀게 되면 볼링공 무게에 맞먹는 머리의 무게가 그대로 척추에 전달돼 전신이 쉽게 피로해진다. 일자목을 방치하면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나오는 거북목증후군으로 발전하기 쉬운데, 심하면 어깨와 팔에서도 저린 증상, 감각 이상 등 통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일자목증후군은 생활습관병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붙여 깊숙이 앉아야 한다. 모니터와 눈높이는 일직선으로 맞추는 것이 좋고, 눈과 모니터와의 거리는 50㎝정도가 적당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머리를 숙이지 말고 눈높이로 들고 보는 것이 좋으며 장시간 사용은 피해야 한다.
한 시간 앉아서 일했다면 5~10분간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목을 좌우로 각각 3회씩 천천히 크게 회전시키는 것만으로도 목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목뼈가 굳는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어 일자목 예방에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