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매년 명절만 되면 가족들을 만난다는 설렘보다도 먼저 와 닿는 것이 바로 귀성길에 대한 두려움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좀 낫지만 장거리 운전족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허리가 뻐근해지고 목이 뻣뻣해지며 발목도 시큰거린다. 서너 시간 이상을 꼬박 운전해서 고향에 가야 하는 사람이라면 건강운전 공식 ‘100-110-120’을 잊지 말자. 의자 등받이 각도는 100도, 팔의 각도는 110도, 무릎의 각도는 120도로 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운전 자세다. 이 공식만 지켜도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의자 등받이는 100도 이상 젖히지 마세요”… 너무 젖히면 요통 생기고 졸음 유발= 장시간 운전을 앞둔 경우라면 차량뿐만 아니라 운전 자세도 점검해봐야 한다. 오랜 시간 운전한 후엔 목이나 어깨, 허리, 발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데 이는 잘못된 운전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상체를 너무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힌 채 운전을 하면 자기 체중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힘이 척추를 압박해 허리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좌석을 운전대 쪽으로 바짝 당기고 엉덩이와 등을 운전석에 밀착되게 앉아야 한다. 의자 등받이의 각도는 100도가 가장 적당하다. 직각으로 앉으면 척추의 곡선이 없어져 근육이 긴장하고 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진다. 또한 100도 이상으로 의자가 젖혀지면 허리를 받쳐주지 못해 요통이 생기거나 지나치게 안락한 자세 때문에 졸음이 오기도 한다. 쿠션 등을 이용해 허리 뒤를 받쳐주면 정상적인 척추뼈의 S곡선을 유지해 부담을 덜 수 있다.
◇팔은 쭉 뻗었을 때 110도 유지하고, 허벅지와 종아리의 각도는 120도로 조절= 운전대를 잡은 팔의 각도는 110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등받이에 편안하게 기대어 팔을 쭉 뻗었을 때 9시15분 방향으로 운전대를 잡고 팔의 각도가 110도를 이루면 된다. 양손의 위치는 어깨 높이 정도가 될 수 있도록 시트의 높낮이도 조절한다.
무릎은 120도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자세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각도가 120도를 유지하면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살짝만 구부러지기 때문에 무릎이 받는 부담이 덜하다. 장시간 운전으로 힘든 것은 허리뿐만이 아니다.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페달을 밟았다 떼었다 하는 동작을 계속 반복하면 발목부터 무릎까지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며 “통행량이 많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이 많은 명절 때는 하체의 부담이 심할 수밖에 없는데 다리의 각도를 120도 정도로 유지하면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발의 선택도 중요하다. 하이힐처럼 높은 굽의 신발은 건강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운전에도 방해가 되는 만큼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하이힐을 장시간 신을 경우 부종이 나타나면서 다리가 붓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또 엑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을 때 뒤꿈치가 안정적으로 받침대 역할을 하기 어려워 자칫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높다. 따라서 운전할 때는 운동화를 신는 것이 가장 좋고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소재로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정 시간에 맞춰 도착하려는 욕심 때문에 휴식 없이 쉬어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2시간 연속 운전대를 잡는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특히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디스크 환자라면 1시간 간격으로 휴식과 스트레칭을 해야 통증을 막을 수 있다. 목과 허리, 발목을 부드럽게 돌려주거나 무릎을 굽혔다 펴주는 등 전신을 고르게 스트레칭 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