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영하를 맴도는 날씨지만 설 명절이 있어 마음만은 즐겁다. 고향에 한달음에 달려가고 명절음식을 마련하며 들뜬 기분이지만 우리의 몸은 어딘가 모르게 피곤함을 느낀다. 특히 명절을 앞둔 피부는 끊임없는 ‘열’과의 전쟁으로 비상상황에 돌입한다. 그렇다면 열이 피부를 어떻게 손상시키는지, 또 열로부터 내 피부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뜨거운 히터 바람, 유리 너머로 내리쬐는 햇볕에도 피부는 늙는다= 귀성 때문에 장시간 차내에 있게 되면 피부가 당기고 따끔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원인은 히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과 차 안에 내리쬐는 햇볕 때문이다. 히터에서 나오는 바람은 실내온도를 높이고 건조한 환경을 만든다. 이때 피부 속 수분이 급속도로 손실되면서 피부건조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장시간 차내 이동 시 거울에 비친 피부가 유난히 생기 없고 푸석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주름발생 위험이 커지는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미스트를 자주 뿌려 촉촉한 피부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히터 못지않게 피부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것이 자외선이다.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는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피부탄력을 유지시켜 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가 파괴되는데, 이 때 피부 처짐과 주름이 생기면서 노화가 촉진되고 피부세포가 손상돼 면역력도 저하된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얼굴 절반만 늙은 운전사’라는 사진이 올라왔는데,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왼쪽 얼굴의 주름이 확연히 더 많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외선은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의 색소질환을 짙게 만들며 피부 톤을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어둡게 만들기도 한다.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피부노화의 주범인 자외선은 계절과 시간, 장소에 상관없이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 안에서도 2~3시간마다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리저리 튀는 기름, 따뜻한 방바닥에 눕다가는 피부 화상 온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악몽으로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이유는 화상 때문이다. 화상을 입는 부위도 제각각이다. 뜨거운 조리 기구를 만지거나 기름이 튀면서 손과 팔 부위에 화상을 입는가 하면, 뜨거운 방바닥에서 장시간 있다가 엉덩이, 다리 등 신체 부위에 가벼운 화상을 입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입은 화상을 가볍게 생각하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벼운 화상이라도 초기 대처를 잘하면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고, 자칫 치료를 소홀히 하게 되면 되레 흉터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화상을 입은 직후엔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 2차감염 예방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화상 부위에 생기는 수포는 세균감염을 막아주는 표피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터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상을 입은 직후의 피부는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피부의 전해질 밸런스가 깨져 섬유아세포를 자극하고, 콜라겐 생성이 과다촉진 되면서 떡살이라고 불리는 심한 흉터가 발생될 수도 있다. 따라서 화상 후 실리콘 시트나 반투과성 재생테이프 등을 붙여 수분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런 제품을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화상부위에 붙여 놓으면 그냥 방치한 경우보다 화상흉터 발생도 억제된다.
화상흉터가 심하게 남았다면 ‘핀홀3.0’ 치료가 효과적이다. 핀홀3.0은 핀홀레이저를 이용해 흉터부위에 모공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피부의 재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면 흉터가 편평해지고, 부드러워지며, 색깔도 자연스러워지면서 화상의 흔적도 비교적 말끔히 지울 수 있게 된다. 강진문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화상흉터의 경우 시간이 오래 경과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핀홀3.0은 기존치료법에 비해 열손상과 통증, 홍반현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뛰어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설 내내 붉으락푸르락, 명절안면홍조 주의= 피부가 괴로운 이유 중 또다른 하나는 겨우내 실내외의 높은 온도차로 인해 안면홍조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안면홍조는 얼굴에 있는 혈관이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다. 또 안면홍조증은 얼굴이 붉어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열이 피지선을 자극해 트러블을 유발하기도 하며 피부노화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명절에 발생하는 ‘명절안면홍조’ 예방의 첫 걸음은 외부요인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다. 차내에서는 히터를 장시간 틀었다면 가끔씩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고, 건조한 환경을 피하기 위해 수건을 물에 적셔 걸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피부의 혈관을 싸고 있는 탄력섬유가 파괴돼 안면홍조증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 있을 때도 가습기를 틀어 피부상태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체크하는 것이 좋다.
명절이 지나고 나서도 얼굴에 홍조기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안면홍조의 주범인 모세혈관은 한 번 늘어나면 다시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성안면홍조 질환으로 발전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홍반유도퍼펙타치료를 통해 간단히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반유도퍼펙타치료는 홍반을 유도해 피부가 붉은 상태에서 치료하게 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홍반까지 잡아내 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홍반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상주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안면홍조 증상을 방치할 경우 피부가 귤껍질처럼 변하는 주사와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며 “안면홍조 증상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피부과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