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만의 최대한파에 관절환자 급증… 힘찬병원 조사 결과 전년比 관절 환자 13% 늘어
[쿠키 건강] 잠깐 풀렸던 날씨가 설을 앞두고 다시 꽁꽁 얼어버렸다. 입춘이 지났지만 대설특보와 대설주의보로 거리마다 눈이 쌓였다. 게다가 다시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쌓인 눈이 얼어 낙상의 위험도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에는 아침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겨울은 관절 환자들이 병원에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계절이다. 날이 추우면 관절부위의 통증이 평소보다 심해지고, 또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은 56년만의 최대 한파로 기록될 만큼 추운 날이 많았고, 적설량도 예년 평균을 웃돌 만큼 많이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앞으로도 대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측돼 관절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중 겨울 관절환자 가장 많아… 여름에 비해 약 2.5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1년 ‘수진월별 수술현황’ 자료에 따르면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인공관절 환자가 늘기 시작해 가장 많은 환자가 겨울철에 수술을 받는다. 겨울철 슬관절치환술 수술건수는 가장 더운 여름철의 약 2.5배에 달한다.
또한 가장 기온이 낮은 12월과 가장 기온이 높은 8월의 환자수의 증감추이를 비교하면, 평균 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수술환자수는 약 147명 증가했다. 이는 기온과 관절건강의 연관성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이에 대해 한 병원 관계자는 “농한기와 함께 겨울철 추운 날씨가 관절 통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이 같은 통계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한파에 관절환자 크게 늘어= 관절전문 힘찬병원은 이상한파를 보인 12월 환자추이를 조사한 결과, 실제 관절환자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과 2012년 12월 같은 기간 무릎관절통으로 내원한 환자수를 비교했을 때, 13% 가량 증가했다.
특히 56년만의 최대 한파를 기록한 12월 첫 주를 비교했을 때는 그 수치가 두드러졌다. 평균에 비해 한파가 심했던 시기의 내원 환자수가 2배에 가까운 1.8배나 증가한 것.
이에 조수현 강북 힘찬병원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한파로 인한 추위는 기존에 질환이 없던 사람까지도 어깨나 무릎 등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은 더 고통스럽다”며 “이는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류량이 줄고 관절 주변 조직이 뻣뻣해져 혈액순환 방해로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 관절환자, 가장 많이 괴롭히는 관절통= 겨울철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질환은 바로 관절통이다. 관절부위가 욱신거리는 등 낮은 기온 일수록 통증은 심해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이 수축되면서 관절이 굳고, 혈액 순환이 안돼 근육이나 인대로 가는 영양분과 통증완화 물질이 적게 전달돼 관절통이 악화된다. 관절염 환자가 아니더라도 추워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도록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근육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되고 결국 피로해져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활성도가 떨어지고, 근육의 유연성도 떨어져 경직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자극에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근육통은 가만히 있을 때는 아프지 않지만, 관절통은 가만히 있어도 아픈 차이가 있다.
운동량이 적어지는 것도 겨울철 통증 증가의 원인이 된다. 춥다고 운동을 게을리 하면, 무릎관절의 사용횟수가 적어진 만큼 관절 주변 근육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근육이 약화되면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떨어지게 되고,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관절의 유연성이 저하되면서 통증 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온찜질, 겨울철 관절건강에 도움= 꾸준한 운동은 관절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은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시켜 관절을 지탱하는 힘을 키워준다. 또 관절이 굳는 것을 예방하고 뼈 연골 조직을 건강하게 도와주는 데 도움을 준다. 관절예방에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다. 걷기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관절 근육의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스트레칭 역시 경직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앉은 자세에서 무릎과 발목을 끝까지 들어올리는 동작이 효과적이다. 관절과 근육을 늘리는 운동을 통해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고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늘려줘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할 수 있다.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릎의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일어난 직후 온찜질을 시행하고, 약효가 새벽에 나타날 수 있도록 취침 전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외에도 평상 시 무릎 보호대나 무릎담요 등을 이용해 무릎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