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옮기기 전 스트레칭, 옮길 땐 허리 곧게 유지해야
[쿠키 건강] 본격적인 이사 시즌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장기 불황이던 부동산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월에는 이사하기 좋은 날이라고 불리는 ‘손 없는 날’이 7일이나 있어 이사를 하는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다 보면 척추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특히 이사는 평소보다 큰 육체노동을 요하기 때문에 이사 후에는 온 몸이 욱신거릴 수 있다”며 “이사 후 통증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3월 이사는 겨울철 굳어 있는 관절과 근육에 갑자기 과도한 운동량이 가해지면서 근육 파열이나 관절 손상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무거운 짐 들다가 ‘두둑~’, ‘반월상연골판파열’ 주의= 이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 바로 ‘이삿짐 나르기’다. 무거운 짐을 들거나 가구를 옮기다 보면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쉽게 무릎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짐을 옮기던 중 넘어지게 되면 짐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무릎이 받는 충격은 더욱 커진다. 특히 무릎의 충격을 흡수하는 ‘반월상연골판’은 무릎이 꺾이거나 무거운 것을 든 채로 넘어질 경우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증상으로는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지만 외관상으로는 파열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 만약 반월상연골판파열을 방치하면 근육량이 점차 줄어 다리가 가늘어질 수 있고,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작용이 없어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송 원장은 “반월상연골판파열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이삿짐을 나르다 넘어진 후 무릎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붓기와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열 정도가 크지 않을 때는 압박붕대, 부목, 소염제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무릎을 구부릴 때도 통증이 나타나고 다리를 절고 무릎이 꺾이는 등 손상 정도가 심하면 관절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허리 숙여 짐 옮기다 보면 ‘허리디스크’ 부상 위험= 짐 정리를 위해 허리를 숙여 짐을 들거나 물건을 이리저리 옮기다 보면 허리 부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대개 허리만 숙여 짐을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동작은 짐의 무게가 허리에 그대로 전달돼 추간판에 무리를 주고, 허리디스크인 ‘추간판 탈출증’이 나타날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마디 사이에 끼어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 부분이 돌출돼 요통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 낙상사고나 교통사고 등 심한 외상이 주된 원인이다. 그러나 허리 근육이 약한 상태에서 허리를 숙여 무거운 짐을 드는 것만으로도 추간판 탈출증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물리치료만으로도 호전이 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흔히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면 집에서 온찜질을 하기 쉬운데 이는 순간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2~3일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반짝반짝 새집 대청소 하려다 ‘손목 찌릿’, ‘손목터널증후군’ 주의= 새 집 기분을 내기 위한 마지막 코스는 깨끗한 청소다. 그러나 청소라고 쉽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손목에 과다하게 힘이 들어가면서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면서 힘줄과 신경이 지나는 손목의 터널 부분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질환으로 손목이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지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송 원장은 “이삿짐을 나를 때만큼 이사 후 정리에도 매사 부상에 주의를 기울여 할 필요가 있다”며 “무거운 짐을 들고 청소를 하면서 과도하게 허리와 손목 관절에 무리를 주게 되면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이삿짐 정리를 해야 부상 없이 이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짐 나르기 전 스트레칭 꼭!… 무거운 짐은 무릎 굽혀 들어야= 무거운 짐을 들 때는 관절을 보호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짐을 나르기 전에 10~1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 굳어 있는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짐을 들 때는 짐 가까이에서 무릎을 굽혀 들어야 허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짐은 허리 이상으로 들어올리지 않도록 하고, 무거운 짐일수록 두 명 이상이 나눠 드는 것이 좋다. 또한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물건을 옮겨야 척추와 관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사 중 부상을 입었다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관절은 일상생활에서 계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송 원장은 “짐을 옮길 때는 관절에 가는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무거운 물건은 여럿이 나눠 들어 부상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며 “관절 통증이 있을 때는 사소한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진료 받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