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짜게 먹기, 운동부족 등 누적된 식생활습관, 조기은퇴 따른 스트레스 겹쳐… 운동량 늘리고 식습관 개선해야
[쿠키 건강] 베이비부머 세대인 대한민국 50대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6년간 ‘소화불량’ 질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연령 중 50대가 15.5%로 가장 많았다고 보고했다. 또한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바이러스성 간염질환 감시보고서에서도 간암의 원인이 되는 ‘C형 간염’ 보균자가 50대 남성에게서만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50대는 귀 건강도 가장 취약했다. 마포소리청한의원이 이명환자 157명을 연령별로 조사한 결과 50대 29%(45명), 40대 25%(39명), 60대 이상 22%(34명), 30대 13%(21명), 20대 9%(14명), 10대 2%(4명) 순으로 50대가 60대 이상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비만증가율 1위’, ‘나트륨섭취량 1위’, ‘황반변성·기관지염 2위’ 등 50대들의 몸 상태를 기록한 통계들은 이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임을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50대들의 건강상태가 특히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의들은 잘못된 생활습관에 따른 면역력 저하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젊은 시절부터 해 온 흡연, 과음, 짜게 먹기, 고열량 식사, 운동부족 등 건강을 해치는 위험요소들이 세월과 함께 쌓여 50대에 질병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종철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이명에 걸리는 50대들을 보면 대부분 배에 살이 쪄 불룩 나와 있거나 이로 인해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머리와 안면에 상열감이 많은 특징들이 있다”며 “한의학에서 ‘이명’을 단순히 귀의 문제로 보지 않고 전신질환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50대 남성들의 경우 부양 스트레스와 더불어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50대의 집단 은퇴 분위기 또한 적잖은 스트레스를 안겨줬을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맞은 자영업자 2명 중 1명이 50대라는 사실은 이들의 어깨에 놓인 엄청난 부담감을 짐작케 한다. 은퇴 후 급한 나머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자영업 창업을 서두르다 보니 노하우 부족으로 실패를 맛 본 셈이다. 더 안타까운 현실은 우리나라의 50대가 전 세대 중 은퇴준비가 가장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 진입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빨라 100세 시대 도래를 앞둔 우리에게 빨간불이 켜진 50대의 건강상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병들고 아픈 몸이라면 제대로 일을 못하거나 가계부채가 커져 개인의 삶은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국가·사회적으로는 복지재정이 부족해 고령화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종철 원장은 “50대는 건강한 노년을 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봐야 한다”며 “운동량을 늘리고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삐~소리 나는 ‘이명’처럼 몸이 보내는 신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무시했을 때 만성질환들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돌연사로 이어지거나 후유증으로 남아 노년을 망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