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재형저축 인기 폭발… 보험업계 “나 떨고 있냐?”

은행권 재형저축 인기 폭발… 보험업계 “나 떨고 있냐?”

기사승인 2013-03-07 11:12:01
보험사 저축성보험과 유사, 실적하락 불가피… 제2금융권도 내주 판매 돌입

[쿠키 경제] 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상품이 출시 첫날에만 28만 계좌가 개설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에 보험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의 주력상품인 저축성보험과 유사한 점이 많아 실적 하락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부터 은행, 증권사에서는 근로자재산형성저축(이하 재형저축상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은행업계는 대규모 이벤트까지 열며 재형저축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이에 출시 첫날부터 대규모 상담 문의가 빗발쳤고 은행창구는 재형저축상품 관련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실제 은행업계에 따르면 출시 첫날 28만 계좌 이상이 가입했으며 200억원의 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2금융권도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재형저축상품을 판매하기로 하고 복리혜택이나 중도 해지 수수료를 줄이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재형저축상품은 7년 유지 시 이자와 배당소득을 비과세하는 상품으로 총 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사업자가 가입대상이다. 분기별 300만원, 연간 1200만원까지 불입이 가능한 상품으로 1995년 재형기금 부실로 폐지됐다가 18년 만에 판매가 재개됐다.

이에 보험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재형저축상품과 보험사에서 주력으로 팔고 있는 저축성보험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재형저축과 저축성보험은 각각 7년, 10년 이상 납입하면 이자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비슷한 부분이 많다. 더욱이 저축성보험의 경우 은행의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재형저축상품을 판매할 경우 대체 성격인 저축성보험 상품 수요는 급감할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일반적인 예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재형저축상품에 관한 문의도 많지만 저축성보험과 비교하는 문의가 상당하다”며 “현재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재형저축을 밀고 있어 자연스럽게 재형저축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영업현장에서도 재형저축상품 출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설계사들이 만나는 고객들마다 재형저축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생보사 설계사는 “만나는 고객들마다 재형저축에 관해 문의한다. 두 상품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저축성보험 가입을 유도하지만 높은 고정금리 등 재형저축상품의 장점을 들며 갈아타는 고객들도 상당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설계사도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저축성보험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은데 재형저축의 인기로 더욱 영업하기 힘들어 졌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재형저축은 저축성보험에 비해 수수료가 낮고 매달 금리가 바뀌는 저축성보험과 달리 가입 후 3~4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되며 정부에서 7년의 유지기간이 길다는 판단아래 소득공제 혜택 등 추가적인 혜택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으로 더욱 관심을 뜨거워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에서는 4월 중에 재형저축보험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높은 금리로 적극적인 판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재형저축상품에는 가입자격과 가입금액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고액의 일시납 저축성 상품의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추가 혜택 등 변수가 많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김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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