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보고 자란 자녀 우울증↑

부부싸움 보고 자란 자녀 우울증↑

기사승인 2013-04-04 15:20:01
[쿠키 건강] 부모의 불화가 자녀들의 우울증 발병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팀은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장기인 아동 및 청소년 시기동안 ‘부모의 싸움을 본 경험’이 일반인에 비해 눈에 띄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부모의 불화가 ‘생애초기 스트레스’(Early Life Stress) 요소로 작용,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아동 및 청소년 성장기에 신체 및 성적학대, 방임 등이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여러 연구는 있었지만 부모의 불화가 우울증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실제 우울증 환자들과의 비교 조사를 통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석 교수팀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30대 초반 우울증 환자 26명(남 7, 여 19명)의 생애초기 스트레스 요소를 같은 연령대 및 성별의 정상인 그룹과 비교 조사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 군은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방임, 성적 학대, 부모 싸움 노출’ 의 5가지 주요 생애초기 스트레스 요소를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특히 부모의 싸움을 경험한 요소가 더 심했다.

석 교수는 “어려서 오랜 기간에 걸쳐 부모 불화를 겪은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왜곡된 이성관과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정상적인 가족 생활을 일찍 포기하기 쉽다”며,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자녀들이 보지 못하는 장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부부생활의 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연세대 의대 영문판 학술지 ‘YMJ’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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