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인공관절수술… 제일정형외과병원 화제

반값 인공관절수술… 제일정형외과병원 화제

기사승인 2013-04-29 1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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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생활] #1. 75세 김 할머니

김 할머니는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으로 수년 전부터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300~500만원이나 되는 수술비용이 자식들에게 부담 될 것 같아 아직은 참을 만 하다며 수술을 미뤄왔다. 최근 선택 진료(특진) 비용만 조절하면 90만 원대에도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렴한 비용으로 수술을 받았다. 고령으로 심장검사를 추가해 비용이 조금 더 들긴 했지만, 인정받는 정형외과 병원에서, 싼 가격으로 수술 받고 예전처럼 건강한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2. 70세 박 할머니

박 할머니는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그동안 고생하던 퇴행성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 날 수 있었으나 마음 짐을 지게 되었다. 관절염으로 오래 고생하다 보니 자녀들이 편안하게 치료 받을 수 있게 해 준다며 병원에서 권하는 로봇수술도 하고, 1인용 병실을 사용하는 등 편안하게 진료를 받았지만 한쪽 무릎만 수술했는데도 8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박 할머니는 자녀들이 많아 서로 분담하면 큰 부담이 안 된다지만 자녀들에게 큰 부담을 줬다는 생각으로 매일 미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수와 관련 치료비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모든 질병이 환자에게 육체적인 고통을 주지만 병원비가 부담 되어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환자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도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1인당 평생 쓰는 의료비는 평균 1억 원 정도이고 남성은 65세 이후에 생애의료비의 47.2%(4526만원), 여성은 52.2%(5853만원)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애의료비는 더 빨리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점은 65세 이상에서 의료비 비중이 높다 보니 진료비용에 대한 가격저항이 세서 많은 돈이 드는 수술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경우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보행 장애 등 환자의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당장 생명에는 위험이 없다 보니 가격저항이 센 수술 중 하나이다. 이 수술은 한쪽만 할 경우 보통 300~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보통 양쪽의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600~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고가의 수술이다.

이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주로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많다. 이 연령층은 보통 퇴직금이나 저축한 돈으로 살아가거나, 자식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경우가 많아 고가의 수술비 때문에 생활의 어려움이나 자식들에게 부담 주는 것을 꺼려 수술이 필요해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비싼 수술비에 대한 국내 환자들의 저항이 센 가운데 최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제일정형외과병원이 고비용의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100~150만 원대 수준으로 대폭 낮춰서 제공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병원 측은 이처럼 낮은 비용으로 수술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치료에 필수적이지 않고 환자의 선택이 가능한 비보험 진료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이 병원은 환자의 기본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비보험 항목 중 가장 최소한의 비용으로 수술 받을 수 있게 패키지 형태의 인공관절 수술 프로그램을 작성, 환자들과 협의한 후 진행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진료 항목들은 대부분이 의료보험이 인정되기 때문에 수술로 입원 할 경우 병원급 기준으로 총 비용의 20%정도만 환자 본인이 부담하게 되어 100만 원대 비용이면 수술이 가능하다.

그런데 인공관절 수술이 그동안 왜 이렇게 고가의 수술로만 알려지게 됐을까? 그것은 건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보험 항목 때문이다. 비보험 항목은 환자에게 필요하지만 건강보험 여건상 부담하기 어렵거나, 환자 입장에서 좀 더 편안하게 병원에서 생활하기 위해 본인이 지출하는 금액으로 MRI나 초음파 같이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 수술 후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무통주사나 1~2인실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행위를 했을 때 발생한다.

비보험 비용을 좀 더 세밀히 살펴보면 한쪽 무릎만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경우 보통 2주 정도 입원을 하게 되는데 입원료의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6인 이상 사용병실)경우 식대를 포함 하루 1만4천 원 정도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상 5인 이하의 환자가 사용하는 상급병실은 병원이 사용료를 정할 수 있는데 비용은 병원마다 달라 하루에 5만원에서 2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상 급병실을 사용 할 경우 일반병실에 비해 10만원 정도 비용이 추가된다고 가정하면 15일 입원을 기준으로 하면15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다른 비급여 비용으로는 심장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체열측정, 무통치료 등 다양한 항목이 있다. 이들 비용은 병원마다 크게 차이가 나고 병원에 따라서는 수술 환자에게 모든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어 병원에 따라 100~150만여 원이 환자 몫으로 부가될 수 도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최정근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X-ray 촬영으로 기본적인 검사가 가능하고 기본 검사에서 심장혈관 질환이 의심되지 않는다면 심장초음파 등의 정밀검사가 곡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꼭 필요한 검사만 하고, 안 해도 되는 검사를 빼면 수술비를 지금보다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쪽 무릎만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환자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의 치료를 받으면서 일반병실을 사용했다면 본인부담금은 얼마나 될까. 총 의료비 중 환자본인부담금이 20%이므로 환자 측이 내는 비용은 100만원 내외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다만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의 연령대가 60~80대의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수술 전 기본 검사비 외에 환자의 병력이나 건강상태 등에 따라 초음파 등 정밀검사 등을 시행, 이에 따른 비용이 추가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이런 다양한 내용을 검토하여 환자의 기본 검사를 바탕으로 150만원 수준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환자 특성에 맞는 수술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수술 환자와 협의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 하고 있다.

값이 싼 만큼 의료서비스의 질, 즉 수술을 대충 해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는 안 해도 된다. 그럴 경우 수술결과가 좋지 않아 환자들의 불평불만이 많아지게 되고, 결국 그 병원은 서비스가 형편 없는 곳으로 나쁜 입소문이 나면서 문을 닫게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인공관절 수술은 년 7만 건 정도 시행할 정도로 일반화됐고, 수술방법도 정형화돼 있어 건강보험 적용 항목만으로 수술을 해도 거의 대부분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게 의료비를 낮출 수 있었는데 모든 병원에서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치료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비보험 부담액이 병원마다 경영 차원에서 다르게 산정되는 까닭이다.

예컨대 병원이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병원이 아니라면 비보험 부담액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의료서비스 인력을 충분히 확보,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도 행정인력은 경험이 많은 소수의 전문가 중심으로 조직,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운영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결국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법을 비보험 진료를 늘려 환자들의 부담을 늘리는 쪽에서 찾지 않고 경영환경을 합리화함으로써 보다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들이 더 많이 찾아오는 병원상을 만들어 나가는 쪽에서 찾은 게 이른바 ‘반값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게 된 비결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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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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