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4일 8박 9일간의 영화여행을 마쳤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이 부임하고 첫 번째 열린 이번 영화제에서는 독립, 예술 영화에 초점을 맞춘 기존 영화제 성격에 대중성을 더했다. 일면으로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영화제 운영 등 여러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운영위원들의 사퇴로 시작 전부터 진통을 겪었다.
지난해 5월 일부 전주 언론이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폐막식 기자회견 발언에 항의하며 문제가 커지자 영화제 측은 그를 해임시키며 논란을 일단락 시키려 했다. 하지만 유 프로그래머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졌고 전주영화제에 참여했던 언론인들의 보이콧 선언이 이어지며 문제는 더욱 커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 11월 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난 직원 8인의 사임의 변이 뒤늦게 공개되며 주요 실무진의 사퇴 사실이 알려졌고 민병록 집행위원장 역시 사임했다.
이에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 영화제를 경험해본 적 없는 스태프들이 사무국을 운영하게 됐다.
영화제 시작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는 컸다. 하지만 송하진 조직위원장은 “프로그래머 해임과 민병록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는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들이고 그 싸움 뒤에는 감정적인 면도 있었다”면서 “영화제가 가진 본질적인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 일은 반성하는 계기가 됐고 더욱 심기일전하게 됐다. 틀림없이 전보다 나아진 영화제가 될 것이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실수를 다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영화제의 관객수는 6만 5300여 명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추산했다. 전체 좌석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300여 석 감소했으며 좌석 점유율은 80.1%에서 79%로 1.1%p 하락했다. 영화제 측은 영화제 기간 중 3일 정도 비가 내렸기 때문에 관객수가 줄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관객수의 감소 외에도 영화제에 대한 심사위원과 언론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지난 4일 열린 폐막 기자회견에서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은 “출품작 수가 너무 적었고 눈에 들어오는 영화가 없었다”고 평했다.
류승완 감독 역시 “열정적으로 지지할만한 영화가 없었다”면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원래의 전통성인 대안적 가치와 형식적인 실험을 뛰어넘어 영화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작품에 대한 아쉬움뿐 아니라 운영적 면에서도 혹평을 받았다.
문제점은 개막식에서부터 드러났다. 개막식 시작 후 게스트들의 좌석배치 안내가 늦어져 한참동안 우왕좌왕하게 만들었으며 개막작 상영 지연과 자막 실수 등의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범했다.
또 비가 내린 점을 감안하더라도 야외 행사가 부족해 즐길 거리가 적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언론과 해외게스트 관리에도 소홀했다. 기자들을 위해 제공되는 프레스룸에 콘센트조차 제대로 설치돼있지 않았고 해외 거장 감독들에게 인터뷰 일정을 당일에 통보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일에서조차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전주국제영화제도 운영 미숙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폐막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고 첫 영화제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안정된 팀워크를 꾸리고 매뉴얼 등을 만들어 운영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주국제영화제는 여러면에서 평균 이하의 성적을 받으며 아쉬움을 남긴 채 폐막했다.
이는 비단 전주국제영화제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주요 영화인력 사퇴에 이어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가 사라지는 등 부산국제영화제를 제외한 다수의 영화제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이번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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