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삼성이 팬택 제품 파는 이유는?

[비즈카페]삼성이 팬택 제품 파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3-07-01 16: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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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비즈카페]삼성전자가 팬택 스마트폰을 판다. 1일 삼성전자와 팬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전국 60여곳의 삼성모바일샵에 ‘베가 존’을 별도로 만들고 베가 아이언, 넘버6 등 팬택의 스마트폰 제품을 판매한다. 경쟁사 제품을 대신 팔아주는 일은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위기에 처한 경쟁사를 돕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상생의 한 사례로 볼수도 있다. 팬택 입장에서는
자회사이자 유통채널인 ‘랏츠’가 23개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 가량 많은 유통망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번 결정은 팬택의 요청을 삼성전자가 받아들여서 이뤄졌다. 팬택 관계자는 “판매 증가도 있겠지만 삼성전자의 브랜드의 후광효과 통해 베가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점이 더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파는 제품이라면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것이 베가 브랜드 인지도 재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생태계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팬택이 무너지면 그 아래 있는 부품 공급업체들도 다 함께 무너질 수 있다”며 “팬택과 스마트폰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지만 상생을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지난달 팬택에 530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고, 팬택이 지난해 삼성전자, 삼성SDI 등에서 2353억원 가량의 부품을 구입한 주요 거래처라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 구도를 현재대로 유지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팬택이 힘을 잃으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구도로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팬택의 빈자리에 외국 제조사가 치고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팬택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춰 LG전자를 견제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취할 수 있는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독주체제를 유지하면서 LG전자를 다른 군소 브랜드와 하나로 묶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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