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종상 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지난 1962년 시작된 대종상 영화제는 올해 50돌을 맞는다.
대종상 영화제 사무국은 5일 “제50회 대종상 영화제가 오는 11월 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인과 전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영화제를 준비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종상 영화제는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영화제이지만,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받으며 강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돼 있다.
부적절한 심사과정을 거쳐 상을 받게 됐다는 1996년 김호선 감독의 ‘애니 깽’이나 2001년 한지승 감독의 ‘하루’ 등은 대종상의 불명예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건이다.
이외에도 2009년 영화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의 주연 하지원은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탈락, 그러나 당시 개봉도 하지 않았던 영화 ‘하늘과 바다’의 장나라가 후보에 오르면서 영화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당시 영화제는 하지원이 두 작품에 출연해 표가 엇갈렸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런 비난 속에서 대종상은 나름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나눠 먹기 수상, 로비 의혹 등을 잠재우기 위해 영화제의 진행과정을 회계법인에 넘겨 감사를 받기도 했고, 심사위원 선정과정을 변경해 투명성을 확보하려 했다. 그럼에도 ‘보여주기식’ 변화라는 평을 받았을 뿐 추락한 대종상은 날개를 달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여러 변화의 모색을 노렸다. 사단법인화를 통해 여타기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정인엽 전임 위원장은 부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김덕룡 전 국회의원이 집행위원장에 나섰다. 그러나 환골탈태는커녕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게 무려 15개의 상을 안기며 또 한번 실망을 안겼다.
오는 11월 열리는 제50회 대종상 영화제는 사무국 측의 말처럼 ‘전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