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불씨 살린 16시간 밤샘 협상…장마철 도래가 합의 도출 견인?

개성공단 불씨 살린 16시간 밤샘 협상…장마철 도래가 합의 도출 견인?

기사승인 2013-07-07 16:35:01


[쿠키 정치]남북은 6일 오전부터 7일 새벽까지 꼬박 16시간 동안 전체회의 2회와 수석대표 접촉 10회 등 총 12차례 접촉 끝에 개성공단 재가동의 불씨를 살렸다.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6일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당국간 실무회담은 통일각과 우리 쪽을 잇는 통신선 전원 연결 문제로 오전 11시50분에야 이뤄졌다.

1차 전체회의는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국장의 덕담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출발했다. 서 단장은 “개성공단에 관해 북측에서 가장 전문가가 박 부총국장”이라고 치켜세웠고 박 부총국장도 “피차일반이다. 서 단장님이 전문가시다”고 응대했다. 이어 서 단장은 “낯이 익은 박 부총국장과 함께 상호 협력과 신뢰 속에서 문제를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을 건넸으며 박 부총국장은 “여러 가지 문제를 토론할 수 있지만 장마철 피해대책이 제일 시급하다. 좋은 결과를 만들자”고 화답했다. 각자 입장을 확인한 제1차 전체회의는 33분만인 낮 12시23분 종료됐다. 북측은 예정에 없던 점심을 제공했다. 우리 대표단은 통일각 내 별도 장소에서 먹으며 오후 회의를 준비했다. 음료는 북한에서 만든 배향사이다와 용악산샘물이 나왔다.

오후부터 양측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됐다. 우리 측은 공단 파행 사태 재발 방지에, 북측은 선(先) 공단정상화에 무게를 실었다. 오후 7시50분에 시작된 3차 접촉이 1시간가량 이어지며 통일부 간부들이 대기하고 있던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 안팎에선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어 4차(10분), 5차(5분), 6차(5분) 접촉이 모두 짧게 끝나면서 협상이 속도를 내는 듯 했지만 수석대표 접촉은 날짜를 바꿔가며 7일 새벽까지 4차례나 더 계속됐다.

북측이 우리 측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결국 남북 대표단은 7일 오전 4시5분 제2차 전체회의에서 ‘개성공단 당국실무회담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마라톤회담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 단장은 “북한이 상당히 의욕적이었고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라든가 우리 기업 상황을 나름 잘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북측이 아주 적극적으로 개성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일 개성공단에서 열리는 재발 방지 등 개성공단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의 급(級)과 관련해 “이번에 박 부총국장과 내가 만났는데 아마 이런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판문점=공동취재단,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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