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이~ 썩을 아이폰” 괴상한 AS 열받는 사람들

“에라이~ 썩을 아이폰” 괴상한 AS 열받는 사람들

기사승인 2013-08-27 16:11:00

[쿠키 IT] 직장인 김모(41)씨는 3년째 사용 중인 아이폰4 때문에 요즘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앱 실행을 종료하거나 메뉴에서 나올 때 누르는 홈버튼 때문이다. 홈버튼이 하루는 멀쩡했다가 다른 날은 작동이 제대로 안 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와 달리 애플 제품은 부분적으로 수리도 할 수 없어 김씨는 불편을 감수하고 아이폰을 쓰고 있다. 그는 “국내 업체의 애프터서비스(AS)센터에 가면 무료나 적은 금액으로 해결되는 문제인데 아이폰은 정식으로 AS를 받을 수 없어서 답답하다”면서 “AS 때문에 다음에는 국내 제품을 사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

아이폰 홈버튼 문제는 아이폰 이용자들이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가장 많이 불편을 호소하는 문제 중 하나다. 초기 불량이 아닌 경우에 제품의 다른 부분이 고장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홈버튼은 오래 사용할수록 불량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폰 사설 수리업체 관계자는 “아이폰 홈버튼은 구조상 먼지가 낄 수 있고 습기가 차면 부품이 부식할 수도 있어서 고장이 잦은 부위”라고 설명했다.

애플코리아는 아이폰5의 경우에는 홈버튼만 교체하는 부분 수리를 할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아이폰4S, 아이폰4 등 이전 모델은 부분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제품의 하드웨어 수리 보증 기간을 제품 구입 시점으로부터 1년으로 정하고 있다. 아이폰4S나 아이폰4를 구매한지 1년 이내라면 무상 리퍼(수거한 부품으로 만든 새 제품을 고장난 제품과 교환하는 제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아이폰4S, 아이폰4 이용자가 1년 이상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홈버튼이 고장 나면 해결 방법은 유상 리퍼뿐이다. 아이폰4S와 아이폰4이 유상 리퍼 비용은 각각 27만원과 19만9000원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폰 사용자의 상당수는 공식 AS센터 대신 사설 수리업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설 수리업체의 경우 업체 간 차이는 있지만 홈버튼 수리에 3~4만원 정도의 비용을 청구한다. 유상 리퍼를 받는 게 사설 수리업체에서 고치는 것보다 많게는 9배 가량 비싼 상황이다.

하지만 사설 수리업체에서 수리할 경우 애플 공식 AS센터에서 유상 리퍼를 받을 길이 막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찜찜하다. 애플은 사용자가 제품을 임의로 분해했을 경우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리퍼 제도가 국내에는 낯선 제도지만 나쁜 제도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작은 고장을 적은 비용으로 해결할 수 없게 하는 애플의 AS 제도는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준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