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캠핑은 해보셨어요?”

[쿠키人터뷰] “캠핑은 해보셨어요?”

기사승인 2013-09-24 10:45:00


국내 최초 캠핑테마카페 운영하는 이광진씨

[쿠키 생활] “캠핑이란 장르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보니 처음 캠핑 카페를 개업했을 때 사람들이 많이 낯설어 했어요. 심지어 캠핑용품 숍인줄 알고 들어와서 가격을 물어보는 손님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주말이면 가게 안이 북적일정도로 이색 테마 카페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캠핑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죠.”

국내 최초의 캠핑 테마 카페 ‘아임캠퍼(I’m Camper)’를 운영하는 이광진(40)씨에게 있어 캠핑은 생활 그 자체다. 20여년 넘게 등산을 즐기며 산 속에서 비박(Biwak)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캠핑을 시작했고, 캠핑을 일상처럼 하고 싶어 4년 전 캠핑장까지 차렸다. 대학생 시절 낙제를 받을 만큼 산천을 돌아다니기 좋아했던 그가 캠핑을 즐기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의 아내도 신혼살림을 특별한 주거공간 없이 그가 운영하는 캠핑장 내 텐트에서 생활할 정도로 캠핑을 좋아했다. 그가 이전부터 즐겨온 솔로캠핑은 결혼과 동시에 가족캠핑으로 변했다. 하지만 아찔한 경험도 있었다. 임신 8개월 즈음 아내가 갑작스러운 돌풍에 다친 것이다.

“제가 운영하던 캠핑장에 갑자기 회오리가 불더니 아내가 쉬고 있던 텐트를 덮쳤어요. 내부 집기들이 아내에게 쏟아졌고 옆에 있던 가건물까지 무너졌죠. 아내는 간신히 탈출했지만 온 몸에 멍이 들었고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돼 상태를 확인했어요. 뉴스에 보도될 만큼 큰 사건이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어요. 딸아이도 건강하게 출산했죠. 우리 애를 위한 액땜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캠핑장에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에 그는 “캠핑장에서 힐링받는 기분을 도심 속에서도 연출하고 싶다”고 말했고 지인들도 “이 장비 그대로 인테리어에 활용하면 좋겠다”며 함께 계획을 세웠다. 다양한 이색카페가 모인 홍대 거리는 그가 젊은 시절을 보내기도 했던 공간으로, 2011년 캠핑카페를 오픈해 시행착오 끝에 안착시켰다.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인 파티플래너, 연예인 매니저, 광고마케터 등 지난 경험들도 가게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우리 가게에 종종 혼자 찾아오던 중년 남성 분이 있었어요. 전형적인 386세대로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와보니 가족과의 대화가 단절돼 버린 거죠. 이를 어떻게 풀 것인가 걱정하던 그분에게 제가 캠핑을 추천했어요. 피곤할 것 같아 부정적이던 가족들도 시간이 지나며 캠핑을 즐기게 됐다고 해요. 언젠가 가족 모두가 찾아와 음식을 먹으며 ‘다음에는 어디로 캠핑을 갈까’라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이게 내가 할 일이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는 ‘아임캠퍼’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도 그 중 하나다. 이미 캠핑을 즐기는 지인이 수유점을 운영하고 있고 곧 건대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그에게 프랜차이즈 관련 문의가 한 달 평균 10건 가량 오고 있지만 가장 먼저 그들에게 묻는 질문은 ‘캠핑 해보셨어요?’다.

“문의 전화를 한 사람들에게 가게를 열어주기만 했어도 저는 지금 부자가 돼 있겠죠. 하지만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캠핑부터 먼저 해보세요’라고 말해요. 캠핑을 주제로 가게를 운영하려면 먼저 캠핑을 해봐야죠. 그래야 손님들의 요청사항이 뭔 지 알 수 있거든요.”

아임캠퍼가 인기를 끌자 이와 유사한 가게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그가 내세우는 차별화 전략은 바로 경험과 음식이다. 주인으로서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과 편안함을 알고 있어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선도자의 입장에서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또한 그는 “최근 생긴 캠핑 카페들은 인테리어를 강조하고 있지만 음식은 어느 가게에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만의 바비큐 세트나 꼬치구이 등을 내세우는 동시에 릴렉스체어와 코펠 등을 활용해 ‘캠핑장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캠핑장에서 먹던 맛을 도심 속에서 느끼고 음식 한 점으로도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그의 철학이다.

“캠핑장에서는 같은 음식이라도 각기 다른 맛이 나지만 음식점에서는 일관된 맛을 내야 해요. 단순한 장비만으로는 캠핑장에서 먹던 맛을 낼 수 없죠. 저희 가게에 손님이 10명 정도 온다고 하면 5명은 주문한 음식을 보고, ‘와’ 감탄을 하고 맛있어해요. 나머지 4명 정도는 감탄은 하지 않아도 맛있다고 하죠. 이후 6~7명이 가게를 다시 방문해요. 상당한 재방문율이죠. 이정도면 성공한 가게 아닌가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인턴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