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성 유방암 지형 바뀌었다…폐경전보다 폐경후에 더 많이 발생

한국인 여성 유방암 지형 바뀌었다…폐경전보다 폐경후에 더 많이 발생

기사승인 2013-09-25 15:42:01
[쿠키 생활] 한국인 유방암 지형이 바뀌고 있다. 해마다 유방암 발병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고연령 발병 환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지만 조기 발견 비율이 높아 유방보존 시술을 받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윤정한)는 오는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2013 한국 여성 유방암 백서’를 발간했다. 이번 백서는 변화하는 한국 유방암의 추세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 발병률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996년 3801명에서 2010년 1만6398명으로 늘어나 15년 사이에 약 4배가 증가했다. 조발생률(인구 10만 명당 발병 빈도) 역시 1996년 16.7명에서 2010년 67.2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유방암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특히 폐경 이후 유방암 환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폐경 후 여성 환자가 많은 서구와 달리 폐경 이전 40대 이하 젊은 여성이 많았던 그동안 한국인 유방암 발생 패턴가 사뭇 다른 양상이어서 주목된다.

2011년을 고비로 전체 유방암 환자 중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비율이 51.3%를 넘어서 폐경 전 여성의 발병률을 역전한 것이다. 유방암 환자의 중간나이도 2000년 46세에서 4세 증가한 50세를 기록했다

사실 이러한 폐경 후 여성 유방암 비율의 역전 현상은 벌써부터 예견돼 온 일이다. 최근 몇 년간 30~40대 젊은 유방암 환자의 발병률은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50대 폐경 이후 유방암 환자의 발병률은 계속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발병 연령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의 연령별 유방암 환자 발생 비율을 보면 50대 환자 발생 비율은 25.7%에서 29.1%로 상승하고, 60대 환자 발생 비율도 13%에서 14%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40대 환자의 발생 비율은 40%에서 37%로 감소했고, 30대 환자 비율 역시 14.3%에서 12.7%로 줄었다.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 요인은 늦은 첫 출산과 수유 경험 없음, 이른 초경 및 늦은 폐경, 비만, 음주 등으로 일반 유방암 증가 요인과 다르지 않으나 폐경 후 여성일수록 비만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폐경 후 여성의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은 지방조직인데, 비만한 여성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의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유방암 5년 생존율은 1996년~2000년에는 83.2%였으나 2001년~2005년에는 88.5%로 약 5%가량 호전되었고, 최근 2006년~2010년에는91.0%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생존률 수치는 선진국보다 높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한편 한국유방암학회는 매년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핑크리본 캠페인을 전개하고 유방암 백서 발간, 핑크리본 합창제, 설문조사 등 질환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발간하는 한국 유방암 백서에는 유방암의 정의부터 국내외 현황, 최근 치료법, 검진, 예방 등 국내 최고 유방암 전문 의료진이 기술한 한국 여성의 유방암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2013 한국 유방암 백서’는 한국유방암학회 공식홈페이지(www.kbcs.or.kr/)에서 누구든지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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