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한명 때문에 유턴한 비행기…中 네티즌 “감동했다”

승객 한명 때문에 유턴한 비행기…中 네티즌 “감동했다”

기사승인 2013-09-26 10:23:02

[쿠키 지구촌] 이륙했던 항공기가 승객 한명을 태우기 위해 다시 공항으로 돌아왔다. 그 승객은 딸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출장지에서 급히 집으로 돌아가려던 워킹맘이었다. 항공사는 기내 승객들의 동의를 얻어 ‘유턴’했고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인간적인 조치였다”는 칭찬을 받았다.

지난 16일 새벽 중국 항저우시 샤오산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일이다. 2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항저우에 출장 와 있던 첸징(陳菁)씨는 15일 밤 후난성 창사(長沙)에 있는 딸과 시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해 현장에서 딸이 즉사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첸씨는 곧바로 창사행 남방항공 비행기표(16일 오전 0시 5분 출발)를 예매하고 정신없이 샤오산 공항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는 탑승수속이 마감된 지 10분 후에 도착했고, 비행기는 이미 활주로를 달려가고 있었다. 절망한 첸씨는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이 소리에 놀란 공항 직원이 사정을 물었고, 곧장 남방항공 측에 연락했다. 비행 중인 항공기에선 승객 133명에게 동의를 구한 뒤 공항으로 돌아와 첸씨를 태우고 다시 이륙했다. 결국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창사에 도착했다. 항저우 지역에서 남방항공 여객기가 비행 중에 급거 돌아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다행히 심야 시간대여서 다른 항공기 운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남방항공 관계자는 “항공기는 비행할 때보다 이착륙 시 많은 연료를 소모하기 때문에 유턴할 때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항공사와 공항은 첸씨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규정을 어긴 것이지만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반영돼 칭찬받을 만하다”, “승객들의 동의를 얻은 것에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급한 사정이 있는 승객들 요구에 일일이 응하다보면 질서가 안 지켜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대응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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