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되고 탐욕스러운” 법정서 혼쭐난 SK 형제… 최태원·최재원, 실형 선고에 발끈

“허황되고 탐욕스러운” 법정서 혼쭐난 SK 형제… 최태원·최재원, 실형 선고에 발끈

기사승인 2013-09-27 20:06:01

[쿠키 사회] 2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들어선 서울고법 형사4부 문용선 부장판사의 입에 방청객 200여명의 시선이 집중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건의 주요 공범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항소심 선고 전날인 26일 대만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김 전 고문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변론 재개를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선고 직전까지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단호한 표정으로 법대에 앉은 문 부장판사는 “판결을 선고하기에 충분한 심리가 이뤄졌다”고 운을 뗐다. 문 부장판사는 2시간에 걸쳐 판결문을 읽어내려가는 중간에 김 전 고문의 증인 채택이 필요없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문 부장판사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김 전 고문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김 전 고문의 됨됨이를 들었다. 문 부장판사는 김 전 고문을 “허황되고 탐욕스러우며 도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김 전 고문이 법정에서 증언을 한다 해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했던 그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변론 재개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최 회장 형제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나누지 않았다.



문 부장판사는 격앙된 목소리로 최 회장 형제를 훈계했다. 문 부장판사는 “죄를 면하기 위해 항소심에서 온갖 엉터리 같은 주장들을 들고나왔다”고 말했다. “정말 죄가 없다면 ‘죄가 없다’는 그 말 한 마디만 하면 될 것을 허위자백과 주장들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문 부장판사는 또 “허황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동원했다.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도 말했다.



상기된 얼굴의 최 회장은 선고가 끝난 뒤 곧바로 법정에 연결된 수감자 통로로 나갔다. 최 회장은 나가기 전 아쉬운 듯 최 부회장을 잠깐 바라보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선고 후 “할 말 있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판결을 왜 그렇게 내렸는지 모르겠다. 검찰 수사 때까지 김준홍이 배후인 걸로 알았다”고 말했다. 또 “도망의 우려가 있어 법정 구속한다”는 재판장의 말에는 “도망가진 않겠습니다”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최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는 판결 이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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