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조직 맞지 않는 장기이식자도 장기 생존 가능”

“혈액조직 맞지 않는 장기이식자도 장기 생존 가능”

기사승인 2013-10-14 16:19:01
[쿠키 의학] 이식받는 환자와 기증자의 혈액형이 같지 않더라도 장기이식 수술에서 혈액형은 더 이상 큰 걸림돌이 되고 있지 않는다는 임상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송기원, 한덕종 교수팀은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 환자 220명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 환자 200명의 1년 생존율을 추적, 분석한 결과 간과 신장 모두 96% 이상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장기이식은 혈액형과 조직형이 일치해 면역 거부반응이 적고 수술 후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을 때 시행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혈액형과 조직형이 맞는 환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뜩인나 부족한 기증 장기를 버릴 수 없고, 이식대기 환자의 상태도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엔 혈액형 또는 조직형 불일치자 간에도 드물게 연명의 한 방법으로 시행된다.

따라서 한 교수팀의 혈액형 및 조직형 불일치자 간 장기이식의 생존율 향상 성과는 가족 중 적합한 기증장기가 없어 사경을 헤메는 말기 환자들의 투병 의지를 북돋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간 혈액형이 부적합한 경우에도 간이나 신장, 췌장 등의 장기를 주고받는 수술로, 수술 전 혈액형이 맞지 않는 수혜자에게 혈장교환술, B세포제거 항체 주입 등의 방법을 통해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제거하고 수술을 시행하는 고난이도 이식 방법이다.

부적합 이식 수술 분석 결과 간과 신장 모든 분야에서 환자 생존율이 적합 이식 수술과 대등했으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일반 이식과 마찬 가지로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220건의 세계 최다 수술에 성공한 부적합 간이식자 수술 후 생존율은 1년 96%, 3년 93%, 5년 93%로 일치자간 이식자의 생존율과 거의 대등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신장이식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부적합 신장이식 역시 수술후 평균 생존율이 1년 98% 3년 96%, 5년 96%를 기록해, 같은 기간 적합자간 이식 생존율 97%(1년), 96%(3년), 94%(5년)를 오히려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교수는 “풍부한 임상경험과 정교한 수술기법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이식 건수와 생존율을 기록할 수 있었으며, 결과가 말해주듯 이제는 더 이상 혈액형은 장기를 기증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지만 신장이식 대기자가 1만3000명, 간이식 대기자가 6000명에 이를 정도로 기증자보다 말기 장기부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수술법의 발전 못잖게 장기기증 문화도 빠르게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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