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구스’엔 거위털이 없다?… 좋은 다운재킷 고르는 방법은?

‘캐나다 구스’엔 거위털이 없다?… 좋은 다운재킷 고르는 방법은?

기사승인 2013-10-30 09:48:00

[쿠키 생활]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요즘, 다운재킷과 패딩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한 벌에 10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프리미엄 패딩’은 물량이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는 40~50만원대 다운패딩에 ‘등골브레이커’라는 별명을 달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자들은 두툼하고 고가의 패딩이 더 따뜻할 거라고 생각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지만 실제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캐나다 패딩 브랜드 ‘캐나다 구스’의 경우 소비자들은 브랜드 이름처럼 캐나다산 구스 다운이 충진돼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제품에는 거위털보다 값이 싼 오리털이 함유돼 있다. 이처럼 다운재킷이나 패딩은 충전재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제품 태그를 확인해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골라야 과소비와 용도에 맞지 않는 제품을 고르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충진량과 솜털·깃털 비율 확인해야”

다운은 현존하는 자연 소재 중에서 중량대비 가장 따뜻한 단열재다. 다운은 물새의 겉 털인 깃털 밑에 자라는 솜털로 보통 새의 가슴과 날개 밑에 자란다. 길쭉한 깃털에 비해 공처럼 둥글둥글하다고 다운 볼(down ball)이라고도 한다. 다운의 솜털과 솜털 사이에 공기 주머니를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온력이 우수한 것이다. 하지만 물새의 몸체를 싸고 있는 전체 털의 10% 미만 분량에 불과하다.

현재 연간 3200t 이상의 우모를 가공해 내수 시장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태평양 물산 민태홍 팀장은 “충전량이 동일한 제품일 때 태그에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솜털(다운)과 깃털의 비율”며 “오리털과 오리털의 보온력 차이는 10% 정도이고 깃털과 솜털의 비율이 보온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깃털에 비해 솜털이 보온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솜털 함유량이 높을수록 좋다. 그렇다고 솜털로만 100% 채울 수는 없다. 솜털이 충분히 부풀어지도록 깃털이 뼈대 역할을 하며 내부 공간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솜털이 70~80%만 돼도 충분한 보온력을 기대할 수 있다.

민태홍 팀장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일부 값싼 제품은 깃털을 갈아 솜털인 척 속인 것도 있는데 이 경우 만져도 깃이 느껴지지 않으니 속을 수밖에 없다”며 “너무 저렴한 제품은 품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운의 탄성을 나타내는 수치인 필 파워도 확인해야 한다. 다운 1온스(28.34g)를 실린더에 넣고 압축했을 때 다시 부풀어 오르는 부피를 입방인치로 표시한다. 필 파워가 높을수록 복원력이 좋다는 이야기다. 복원력이 좋으면 다운 내부에 많은 공기층을 함유해 보온 효과가 높다. 유럽에서는 보통 600 이상이면 고급으로 보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최고급인 800~900 이상 제품이 보편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들은 기술 경쟁으로 인해 제품 가격이 높아지긴 했지만,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은) 고품질의 다운을 사용하고 가공 능력도 우수하기 때문에 굳이 고가의 해외 브랜드나 국내 톱 브랜드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브랜드보다 태그에 나온 스펙을 비교해 구입한다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활동엔 경량다운, 일상복으론 헤비다운

최근 몇 년간 겨울 추위가 혹독해지고 오래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충전량이 많은 헤비다운을 선호한다. 보통 헤비다운은 다운 충전량 300g 이상 들어간 제품을, 경량다운은 150g 안팎이 들어간 제품을 말한다. 충전량이 많은 제품이 따뜻하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충전량이 많은 제품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등산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한다면 헤비다운은 움직임이 둔하게 하는데다 격렬한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한 체열을 가둬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렇게 되면 땀이 과도하게 발생해 의류가 젖게 되고 추위에 오히려 더 취약해진다.

겨울 산행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내려가는 것은 물론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떨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내피에 얇은 경량다운재킷을 입어 보온을 하고, 외피에는 찬바람을 막고 체내에서 발생하는 땀을 빨리 배출하는 방풍·투습 재킷을 겹쳐 입는 것이 좋다. 따라서 산행 중에 입을 다운재킷을 고른다면 얇고 가벼우면서도 필 파워가 우수한 경량 제품을 고른다.

일상생활에서 겨울 강추위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다운재킷을 고른다면 충전량이 많은 헤비 다운을 선택한다.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체감온도가 다르겠지만 300g이면 충분하다. 산행이나 기타 아웃도어 활동에서는 보다 무게나 부피에 구애를 받지는 않는 만큼 필 파워가 좀 더 낮아도 충전량이 많은 저렴한 제품으로 골라도 무방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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