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5, 국내에선 인기 없을 지도 모른다

넥서스5, 국내에선 인기 없을 지도 모른다

기사승인 2013-11-05 04:58:01
[쿠키 IT] 구글과 LG전자가 함께 만든 넥서스5가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넥서스5의 단말기 가격은 비슷한 사양의 최신 스마트폰의 절반 수준이지만 보조금이 없거나 있더라도 미미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이 보조금에 따라 들썩이는 건 10월 한 달 번호이동 수치에서도 확인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MVNO) 번호이동을 집계한 결과 10월 번호이동 건수가 99만1129건으로 올해 1월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고 4일 밝혔다.

SK텔레콤이 35만9011건, KT가 29만8416건, LG유플러스가 27만2301건이었다. MVNO도 6만1401건을 기록했다. 특정 통신사 구분 없이 번호이동이 활발했다. 일부 판매점을 중심으로 갤럭시S4가 10만원에 팔리는 등 보조금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이 혼탁해진 결과다. 업계에서는 신제품이 나오면서 갤럭시S3 등 일부 구형 제품을 ‘밀어내기’하는 과정에서 보조금이 과다하게 지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대한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이전보다 강도 높은 제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보조금 살포와 단속이 반복되지만 휴대전화 시장은 여전히 보조금에 의해 좌우되는 모습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 등 관련 정부부처는 국회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빨리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법률은 이통사뿐만 아니라 제조사의 장려금도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실효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보조금에 민감한 국내 시장 상황이어서 구글이 새롭게 내놓은 넥서스5도 국내 시장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넥서스5가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 절반 가격이지만 보조금이나 제조사 장려금은 거의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싸다고 볼 수 없다. 넥서스5는 구글플레이를 통해 단말기를 구입한 후 통신사 대리점에 가서 개통해야 한다. 반면 다른 스마트폰은 상황에 따라 보조금 ‘혜택’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프리로드 앱’(이통사가 제품 출시 때 미리 깔아두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없는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5에 마케팅을 집중할 이유가 없다. 이통사들이 넥서스5 출시를 고민하는 이유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넥서스5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이전 경험으로 미뤄보면 레퍼런스 폰은 관심은 매우 크지만 실제로 판매는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제조사인 LG전자도 G2와 사양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이 절반 값에 시장에 나와 있는 것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구글의 레퍼런스 폰을 만든다는 것이 LG전자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시장에서 넥서스5가 G2와 충돌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조현우 기자
snoopy@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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