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것도 비지떡?” 다시 고개 드는 텐트 고가 논란

“비싼 것도 비지떡?” 다시 고개 드는 텐트 고가 논란

기사승인 2013-11-06 08:43:01

스노우피크 텐트 결함 발견, ‘고가 논란’ 불지펴… A/S도 미흡

[쿠키 생활] 일본 캠핑용품 브랜드 ‘스노우피크’가 자사 텐트에서 부품 결함을 발견하고 자진 리콜을 실시하자 그간 있어왔던 캠핑용품에 대한 고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제품 하자에 대한 사후관리(이하 ‘A/S’) 역시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스노우피크의 한국지사 ‘스노우피크 코리아’는 “텐트 ‘토르튜 프로(TP-770)’ 부품에 이상이 있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관련 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3일 “해당 제품을 설치한 후 3~5일 간 연속으로 사용할 경우 텐트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C프레임과 릿지프레임, 텐트프레임 등에서 마디 이음새가 부러지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노우피크는 본사의 고가정책으로 텐트의 가격을 200만~300만원으로 책정해 판매해왔다. 이번에 리콜 대상에 오른 ‘토르튜 프로’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233만원에 판매되던 제품으로, 이마저도 3개월 전 판매액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268만원에서 233만원으로 낮춘 가격이다.

해당 결함에 대한 스노우피크 측의 발표 후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제품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텐트 고가 논란은 비단 최근뿐만 아니라 캠핑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이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실제 지난 8월 서울YWCA는 한국, 미국, 일본, 호주에서 판매되는 캠핑용품 중 한국 가격이 가장 높다고 발표한 바 있고 특히 원산지보다 1.92배 비싼 제품도 있는 것으로 조사했다. 또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대상자의 94,9%가 “캠핑용품이 비싸다”고 답변했으며 “품질과 대비 가격수준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92%에 이르렀다.

이 조사는 코베아, 스노우피크, 콜맨 등 캠핑용품 전문업체뿐만 아니라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도 포함하고 있어 고가 논란이 단순히 캠핑용품 업체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값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텐트에서 결함이 발견된다는 지적이 캠핑 동호회 사이에서 속속 제기되고 있고 이에 대한 A/S 신청을 업체 측에서 거절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제품 구입 후 소비자가 발견한 구멍이나 박음질 불량 혹은 원단이 물에 젖는 현상을 업체 측에서 소비자 과실 또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돌리며 교환, 수리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심지어 A/S를 하더라도 텐트의 상태가 더 심각해져 돌아온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몇 달 전 유명 브랜드 텐트를 구입했던 A씨는 캠핑 도중 텐트 일부분이 비에 젖은 것을 발견하고 “불량이 맞다”는 주변 지인들의 의견에 따라 해당 업체에 A/S를 요청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텐트가 15~20분 정도 비에 노출되면 물먹음(소재가 물에 젖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제품 검사를 하더라도 90% 이상은 정상판정이 나온다”고 답변했다.

다른 유명 브랜드로부터 텐트를 구입한 B씨 역시 캠핑장에서 처음 설치했다가 제품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텐트를 해당 업체에 반품하고 판매처를 찾아가 교환을 요구했지만 “불이 옮겨붙어 구멍이 난 것으로 소비자 과실이라는 본사의 판단이 내려왔다”며 이를 거부했다. 현재 텐트는 해당 업체 A/S센터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커뮤니티에 게재되자 동호회원들은 “매장에서 직접 텐트를 쳐보고 불량 여부를 확인해야 할 판”이라며 “제품 하자도 소비자 과실이 돼버리니 어떻게 브랜드 제품을 믿고 구입할 수 있겠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고광엽 한국소비자원 자동차팀장은 “이러한 사례는 이전부터 가끔씩 접수돼 왔지만 최근 캠핑 붐을 타고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하면서도 “접수된 민원과 관련해 과실 여부를 확인하고 업체에 해결을 권고할 수는 있지만 민사분쟁에 대해 소비자원이 나서서 규제할 수는 없다”며 법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인턴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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