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몽골 정상회담 무산 이유있었네…몽골대통령 평양서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 연설"

"북·몽골 정상회담 무산 이유있었네…몽골대통령 평양서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 연설"

기사승인 2013-11-15 16:47:00
[쿠키 정치] 지난달 말 북한을 방문한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연설에서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고 역설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그것도 북한의 심장인 평양에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연설이 엘벡도르지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무산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싣고 있다.

몽골 대통령실 웹사이트가 15일 공개한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김일성종합대 연설 전문에 따르면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 법치주의 등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몽골은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고 법치주의를 지지하며 개방정책을 추구한다”며 “자유는 모든 개인이 자신의 발전 기회를 발견하고 실현하게 하며 이는 인간사회를 진보와 번영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또 “인민은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며 이는 영원한 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몽골은 인간의 생명권을 존중한다”며 “몽골은 2009년 6월 사형제도를 철폐했으며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공개 처형이 자행되는 북한 체제에 대한 비난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이어 “몽골은 21년 전 스스로 비핵지대임을 선포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은 몽골의 이같은 지위를 문서로 확정했다”며 “몽골은 안보를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수단으로 보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몽골은 창문을 닫지 않아 실수와 교훈들이 다 외부에 공개된다”며 “자유롭고 열린 사회로 가는 노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배우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정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이 방북이 김 제1위원장의 정상회담 데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방북 일정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김일성종합대를 방문해 연설했다고 보도했지만 몽골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에 대해 언급했다고 소개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