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계, ‘갑’의 횡포 주장…제약협회의 한독 지지로 업계간 전면전 양상 [쿠키 건강] 의약품도매업계가 의약품 공급 마진율을 놓고 한독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제약협회가 회원사인 한독의 편을 들고 나서 업계 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5일 오후 황치엽 한국의약품도매협회장은 한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서울 역삼동 한독약품 본사 앞에서 진행했다.
이날 황치엽 회장은 “한독은 그동안 의약품 도매업체들이 제품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유통비용에 대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용을 지급하는 횡포를 자행해 왔다”며 한독이 ‘갑’의 횡포를 중단하고 즉각 도매업체들이 제품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최저비용인 마진 8.8%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도매업계는 한독측에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했으나 한독이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며 부당한 부담을 도매업계에 전가해 왔다”며 “도매업계를 생존권 위기의 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잇어 1인 시위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독도 즉각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며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비윤리적 행위라고 촉구했다.
한독측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도매협회와 대화를 통해 감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제안을 이미 했다며, 이러한 가운데 오늘 도매협회의 1인 시위는 안타까운 마음이며 이로 인한 책임도 도매협회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협하는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고 밝혔는데 현금결제 시 1.8%의 추가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데 이어 최근 협상에서 한독테바를 통한 추가 방안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 성실히 협상에 임했지만 도매협회가 시위까지 동원하는 것은 책임 있는 협상의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매업계와 한독약품의 문제였던 이번 사태는 제약협회가 ‘한독에 대한 제품 유통 거부의 불법적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가세하며 업계간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4일 긴급이사장단회의를 열어 도매업계의 이번 행동을 제약사 길들이기로 간주하고 강력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자신들의 유통마진 인상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독 약품의 유통을 집단 거부하는 것은 제약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침해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이며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불법적 실력행사”라며 “개별 회사의 유통 마진이 적정한가 아닌가 하는 차원의 범위를 벗어나 단체행동을 통해 제약업계 전반에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고자하는 매우 심각한 제약기업 길들이기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매업체들에게 정상적인 유통마진을 제공하고 있으며, 도매협회의 이번 집단행동이 매우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라고 밝힌 한독의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회원사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압력에 대해 모든 회원사들의 의지를 모아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한국제약협회 대외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