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아직 덜 자란 165㎝ 키에 현란한 드리블을 보면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26·아르헨티나)나 네이마르(21·브라질) 같기도 하고, 폭발적인 스피드와 기막힌 패스 능력을 보면 잉글랜드 아스날의 메수트 외질(25·독일)을 닮은 듯한 이승우(15). 내년이면 겨우 열여섯 살이 되는 그를 두고 유럽 축구계가 거액을 내걸며 집요한 구애를 했다. 그러나 그는 유혹을 뿌리치고 바르셀로나에 머무르기로 했다.
이승우의 아버지 이영재씨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와의 계약기간을 5년 연장하는데 합의했고, 내년 2월 계약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아들이 바르셀로나에 남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2011년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 팀에서 바르셀로나와 3년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연장 계약서에 서명하면 현재 손흥민(21·레버쿠젠)의 나이까지 모두 8년간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승우는 당초 내년 6월 바르셀로나와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에 잉글랜드 첼시와 맨체스터시티,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이들 구단이 제시한 이적료는 50억원이었다. 이승우는 그러나 현재의 몸값 보다는 미래를 위해 바르셀로나를 택했다. 메시와 안드레 이니에스타(29) 등 수많은 별들을 배출한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지금의 상승세만 유지하면 바르셀로나 1군 유니폼을 입는 첫 번째 아시아 선수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이승우는 빠른 움직임과 간결한 패스, 정확한 슛 등 공격수에게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갖췄다. ‘티키타카’로 불리는 바르셀로나 특유의 원터치 패스플레이에 최적화돼 있다. 메시처럼 골문 앞에서 동료와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거나 수비수를 등지고 과감하게 슛을 때리는 발기술은 탄성을 자아낸다.
다리 사이로 공을 넣고 수비수를 따돌리거나 몸싸움을 하면서 넘어지지 않고 질주하는 돌파력은 외질이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를 연상케 한다. 스페인의 유소년 팀 전문가인 ‘영쿨레스(@Yongcules)’가 이승우를 4년 뒤 바르셀로나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낙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승우는 지난해 스페인 유소년 리그에서 경기당 한 골 이상씩 넣으며 가치를 증명했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유소년 클럽대항전 메모리얼 가에타노 시레아에서는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석권하며 바르셀로나 카데테B(15세 이하)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적 과정에서 18세 이하 유소년의 국제 이적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위반해 올해 2월부터 리그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지만 출전가능한 포커스골컵 득점왕과 가발라컵 MVP 등 주요 타이틀을 휩쓸었다. 지난 10월에는 자신의 연령보다 한 단계 높은 후베닐B(16세 이하)팀으로 월반하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스페인의 유소년 팀 전문가 ‘영쿨레스’가 공개한 이승우의 활약 영상 보기(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