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 경찰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서울 송파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은 총경 승진에서 탈락했다. 권 과장은 서울 강남권 경찰서 수사과장을 지냈고 사법고시 출신이어서 승진을 위한 ‘스펙’은 갖췄다. 그러나 경찰 고위층의 국정원 수사 외압 문제를 폭로한 뒤 경찰 안팎에서 그를 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국회 청문회 등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 야권의 찬사를 받았지만 경찰 내부에선 따가운 눈초리가 있었다. 결국 이번 총경 승진에서 탈락하면서 계급정년을 맞게 됐다. 다음 승진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4년 뒤 퇴직해야 한다.
권 과장은 탈락했지만 이번 인사에선 여경 4명이 승진자 명단(경무관 1명, 총경 3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3명은 부부 경찰관이며, 그 중 경찰청 김해경 보안1과장과 김숙진 여성청소년계장은 각각 경무관과 총경으로 승진해 남편보다 계급이 높아졌다. 경찰청은 조직 내 여경 관리자를 확대하기 위해 처음으로 여경 3명을 동시에 총경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