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소비자聯, 침구청소기 시험 기준 놓고 대립

한경희-소비자聯, 침구청소기 시험 기준 놓고 대립

기사승인 2014-01-13 08:20:00


[쿠키 생활] 최근 발표된 침구청소기 성능비교 시험결과를 놓고 시험을 진행한 한국소비자연맹(이하 ‘소비자연맹’)과 한경희생활과학(이하 ‘한경희’)이 관련 기준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기준에 관한 의문을 제기한 곳은 한경희다. 한경희 측은 침구청소기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공청소기 기준을 적용해 진행된 시험인 만큼 그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연맹은 사전에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적용 여부를 검증받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경희의 이 같은 반발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시험 당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한경희가 일부 항목에서 미달 판정을 받자 기준을 문제 삼아 변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이번 시험 대상에 포함된 다른 업체들의 경우 기준에 대해 특별한 불만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시험 대상에 오른 한경희의 침구청소기는 ‘침구킬러’(모델명: VF5000)다. 해당 제품은 미세먼지방출량에 대한 시험을 실시한 결과 진공청소기KS기준인 0.2㎎/㎥를 초과, 흡입된 미세먼지를 기준치보다 더 많이 내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같은 시험 판정에서도 최하점을 받았다.

한경희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침구청소기는 매트리스 등의 살균·살충을 목적으로 고안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세먼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진공청소기의 기준을 적용한 이번 시험의 결과로 기준치를 넘었다, 넘지 않았다를 판단한다면 소비자들의 혼란만 야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업체들은 기준에 대한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렇듯 다른 기준을 사용한 시험에 대해 적절하다, 아니다를 지적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준이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사 제품의 기준을 사용하는 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희와 함께 기준미달 판정을 받은 신일산업은 현재 전화를 받지 않는 상태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시험 결과가 공개된 이후 한경희의 행보다. 한경희 측은 시험 결과 발표 직후에는 기준미달에 대한 해명이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쿠키뉴스의 취재가 진행되자 시험 기준을 문제 삼아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에 발표 내용과 관련, 유야무야 조용히 넘어가려다가 문제가 커지자 시험 기준을 걸고넘어지며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침구청소기 역시 청소기의 한 부분이기 떄문에 기존 기준을 따라 시험을 실시하는게 맞다”며 “시험에 앞서 대상에 오른 업체들에게 이를 통보했지만 한경희를 포함한 어떤 업체도 기준에 대해 제동을 걸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시험발표 간담회에서도 한경희는 ‘단일 샘플만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냐’ ‘청소기와 시험을 위한 보조장치 간의 연결에 문제가 있었다’ ‘청소기 전면(前面)에서도 미세먼지가 나왔기 때문에 기준치를 초과한 것’이라고 항의했다”며 “샘플 이외의 제품을 검사하는 동시에 외부업체에도 이를 의뢰했다. 수차례 걸친 시험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은 장치 간 연결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기 앞쪽에서 미세먼지가 방출됐다면 그것은 기준의 문제에 앞서 기계적인 결함이 있는 것이다. 기술자들도 ‘전면에서 먼지가 나온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해당 기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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