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융합 산악인

[쿠키人터뷰] 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융합 산악인

기사승인 2014-01-22 14:19:02

<겨울산행과 빙벽등반> 낸 정갑수 핵물리학 박사

[쿠키 생활] “우리나라 등산인구는 전체 인구의 53%에 달합니다. 이 중 빙벽등반을 포함한 전문등반을 즐기는 인구는 등산인구의 20%인 370만 명이 넘고요. 하지만 겨울 산행과 빙벽등반에 대한 이론과 기술습득에 필요한 전문서적은 거의 전무합니다. 제가 <겨울산행과 빙벽등반>을 쓰게 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핵물리학 박사이자 등반가인 정갑수(55)씨가 최근 <겨울산행과 빙벽등반>을 펴냈다.


정갑수씨는 연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설계에 참여했다. 또 정씨는 핵물리 분야 박사학위 취득 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방사선 종양치료 연구진으로 활동했으며 1997년에는 을지대학교 방사선과 교수로 부임해 2001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는 교양과학서적 저술에 매진하며 ‘브레인 사이언스’, ‘세상을 움직이는 물리’등을 집필했다.


정씨는 등반가로도 유명세를 떨쳤다. 산은 연세대 재학 시절 산악부 활동을 통해 처음 접했고 이후 꾸준히 등반활동을 펼쳐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악부는 죽고 싶어서 들었어요. 조금 더 높은 데서 죽으면 근사할 거란 생각을 했죠. 당시 나라 상황도 좋지 않아 학교는 허구 헌 날 휴교를 했고 교문 앞은 최루탄 가스로 가득했어요. 공부도 잘 되지 않았고 연애도 그저 그랬고. 그래서 죽고 싶었는데, 기왕 죽을 거 산 꼭대기 높은 곳에서 죽자고 결심했죠.”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국내의 어렵기로 소문난 암빙벽에 죽어보자며 덤벼들었지만 삶에 대한 애착만 강해졌다.

그는 오히려 등반에 미쳐 수많은 해외 원정에 참여했다. 1985년 유럽 알프스를 시작으로 1987년 네팔 에베레스트(8848m) 동계 등반, 1994년 인도 탈레이사가르(6904m), 1998년 파키스탄 낭가파르바트(8125m)와 2000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 2001년 캐나디안 로키(4401m), 2004년 트랑고타워(6239m), 2008년 우준브락(6422m), 2009년 남극 최고봉인 빈슨 매시프(4897m), 2012년 키르기스스탄 악사이 산군을 등반했다.

저술 활동과 산행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정씨에게 양쪽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해 물었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한다’, ‘다르게 생각한다’, ‘정열적으로 행동한다’, ‘긍정적으로 변한다’, ‘단순하게 살자’가 나의 인생 모토”라며 “이 범주 안에 살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도 이제 지천명을 넘겼다. 등산가 또는 산악인으로서 현실적인 꿈은 서서히 접을 연차가 된 셈이다. 대신 그는 세계의 산과 오지를 통한 트레킹을 중심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1년에 3권. 10년간 30권의 책을 쓸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4권의 대중과학서를 펴냈는데, 그 중 몇 권은 문광부의 우수교양도서, 과기부의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제 목표는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저술가가 되는 것입니다.”

정씨는 “산을 통해 자연과 소통했듯이 앞으로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겠다”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열정적으로 행동할 것”을 다짐한 채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윤성중 기자
sjy@kukimedia.co.kr
윤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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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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