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특허 동맹' 구축… "분쟁 대신 제품개발에 집중""

"삼성·구글 '특허 동맹' 구축… "분쟁 대신 제품개발에 집중""

기사승인 2014-01-27 22:30:01
[쿠키 IT] 삼성전자와 구글이 더욱 강력한 ‘특허 동맹’을 맺었다. 기존 특허는 물론 앞으로 10년간 출원하는 특허도 공유하기로 했다. 특허 분쟁을 미리 막고,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전력을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과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크로스 라이선스는 상대방 기술의 특허·노하우를 도입하는 대가로 자신의 특허·노하우 등을 제공하는 제휴 방식이다. 이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으로 최소 10년 동안 삼성전자와 구글은 글로벌 IT 전쟁에서 동지로 남게 됐다. 삼성전자 지적재산권(IP)센터장 안승호 부사장은 27일 “이번 계약 체결은 불필요한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IT 업계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특허 담당 고문 앨런 로는 “협력을 통해 잠재적인 소송 위험을 줄이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약 10만건, 구글은 5만건 정도 특허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신, 스마트폰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구글은 로봇, 무인자동차, 스마트 콘텍트 렌즈 등 미래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여러 건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 IT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은 배경에는 업계의 잦은 특허분쟁이 자리 잡고 있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IT업계 특성상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삼성전자와 구글도 언제든지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특허 분쟁을 사전에 막자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

또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검색, 앱 모바일 광고 등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에 대한 특허를 활용할 수 있게 돼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다. 구글 글라스, 스마트 콘택트 렌즈, 무인자동차, 로봇 등 구글이 추진 중인 여러 가지 미래형 제품 관련 특허도 활용하게 됐다. 웨어러블 기기 등 미래시장 공략에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이다.

구글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하드웨어 사업에 접목해 여러 사업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비롯해 스마트홈업체 네스트, 로봇기술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면서 하드웨어 분야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의 특허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의 특허조사업체 IFI 클레임 페이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특허 출원 건수에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4551건, 2011년 4894건, 2012년 5081건에 이어 지난해 4676건을 출원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특허 관련 조직을 개편해 종합기술원 산하에 있던 IP센터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편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준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