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의학] 위궤양과 위염 등 위장 질환을 일으키는 한 원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균(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을 없애는 것이 조기 위암 환자들의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건강증진센터 배서은 교수 연구팀은 수술을 받은 조기 위암 환자중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위암 재발률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결과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병행한 환자들의 재발률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연구결과는 미국소화기학회 기관지 ‘더 아메리칸 저널 오브 가스트로엔테롤로지’(AJG)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4부터 2008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 받고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받은 1007명을 헬리코박터 감염이 없는 환자 340명,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485명,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182명(제균 치료에 실패한 환자 포함) 등 세 군으로 나눠 평균 5년 동안 위암 재발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에 감염되지 않은 그룹과 제균 치료 그룹의 위암 재발률은 각각 5%, 7%에 그친 반면, 비제균 치료군은 무려 1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위암 전 단계에서 수술 후 제균 치료를 병행한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났다. 즉 위암 전 단계인 위 선종을 제거한 환자 450명을 따로 조사했더니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룹의 위암 혹은 위 선종 재발률은 무려 17%에 달한 반면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그룹에선 재발률이 6%에 그쳤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을 유발하고, 위염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위축성 위염이나 위암 전 단계인 ‘장상피화생’으로 발전, 위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