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멀티OS 전략 성공할까… 선두도 지켜야하고, 새판도 짜야하고

삼성전자 멀티OS 전략 성공할까… 선두도 지켜야하고, 새판도 짜야하고

기사승인 2014-02-09 20:10:06
[쿠키 IT] 삼성전자의 모바일 ‘멀티 운영체제(OS)’ 전략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선두 수성과 새판 짜기라는 두 가지 과제에서 동시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24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모바일 제품 관련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MWC에서 2종류의 갤럭시S5를 공개할 수 있다고 9일 예측했다. 벤치마크 전문사이트 ‘안투투’에 갤럭시S5로 추정되는 두 가지 제품의 성능테스트 결과가 올라왔다는 게 근거다. 한 가지는 QHD(2560×1400) 해상도의 프리미엄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풀HD 해상도의 보급형이다. 애플이 아이폰5s, 아이폰5c를 내놓은 것처럼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시장과 보급형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의 최대 당면과제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 구도에서 애플과 중국 업체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애플은 아이폰5s를 출시한 이후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중국 업체도 자국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특히 구글이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던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중국 레노버에 팔면서 삼성전자가 느끼는 압박감은 한층 커졌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보급형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레노버의 저가 전략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삼성은 새 운영체제를 앞세워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MWC 기간 중 인텔 등과 공동개발한 운영체제인 타이젠 관련 행사에 참가한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첫 번째 타이젠 폰 이름이 ‘제크(Zeke)’이며 MWC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세탁기, 냉장고 등에 타이젠을 적용해 가전과 IT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카메라인 NX300에는 이미 타이젠을 탑재했다.

이미 구글과 애플이 막강한 생태계를 구축한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삼성 생태계’를 구축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인텔 등이 속한 타이젠 연합으로서는 MWC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크다. 투자은행 루트버그앤코의 라지브 찬드 매니징 디렉터는 “삼성전자로서는 구글이 경험을 소유하고 자신들은 속빈 껍데기가 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하지만 타이젠의 전망은 어둡다. NTT도코모는 지난달 중순에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를 예정했다가 “시장 트렌드를 주시한 후 결정하겠다”며 취소했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 등도 타이젠 도입을 취소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티브’ 브랜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최근 윈도폰 점유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로선 운신의 폭을 넓힐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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