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호주선교사 석방… 김정욱· 케네스 배는 시간 걸릴듯

北 호주선교사 석방… 김정욱· 케네스 배는 시간 걸릴듯

기사승인 2014-03-03 19:18:00
[쿠키 정치] 북한이 억류했던 호주 선교사 존 쇼트(75)씨를 추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통신은 “해당 기관에서 지난달 18일 관광객으로 입국해 반공화국 종교모략 책동을 감행한 호주인 쇼트를 단속·억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며 “쇼트는 광명성절(김정일 생일·2월 16일)에 평양의 불교 절간을 참관하는 기회를 이용해 종교선전물을 몰래 뿌렸다”고 억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쇼트가 자신의 행위가 범죄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죄했으며 관대한 용서를 간청했다”면서 “해당 기관에서는 공화국법의 관대성과 연령상 관계를 충분히 고려해 그를 공화국 경내에서 추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쇼트씨는 이날 곧바로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게이트로 나온 그는 감정에 북받친 듯 수건을 꺼내 계속 눈물을 닦으면서도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

북한 당국이 억류 보름 만에 그를 추방키로 한 것은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에도 고령의 미국인 메릴 뉴먼(85)씨를 42일 만에 추방했다.

북한이 쇼트씨를 추방함에 따라 비슷한 혐의로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51)씨와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46)씨의 석방이 곧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그러나 김씨의 경우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북한이 국가정보원의 지시로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석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김씨 사건을 김정은 1인 지배체제 확립을 위한 사상전과 체제 단속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평양방송은 지난 1일 ‘간첩사건 반향’이라는 제목으로 김일성종합대 법률대학 학생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이번 사건으로 우리 체제를 허물어 보려는 적들의 책동이 극도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2012년 11월 체포된 후 16개월째 구금된 배씨 문제도 답보상태다. 북한은 배씨 석방 교섭을 벌이려는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도 불허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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