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위태위태했던 SBS 프로그램 ‘짝’이 결국 ‘출연자의 자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5일 촬영장에서 숨진 여성 출연자 전 모씨의 자살 이유는 “자신이 선택한 남성이 다른 여성을 선택”했다는 것. 일반인 전 씨에게는 다수의 타인들 시선에 노출된 상황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더욱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프로그램은 전문 방송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모여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며 짝을 찾는다는 설정. 처음에는 신선했다. 제작진의 참여는 최소화된 채 출연자들끼리 벌이는 예측불가 이야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짝’은 2011년 방송을 시작한 이래 그간 숱한 논란에 휩싸였다. 일회적인 일반인들의 출연으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이어졌다. 출연자들이 방송 후 욕을 먹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는 일은 물론 왜곡 편집 논란, 출연자 자격 논란 등도 이어졌다.
방송에는 일주일동안 출연자들의 생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다. 긴 녹화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기에 화면 속 그들의 단편적인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더욱 크게 부각된다. 방송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진 출연자가 욕을 먹거나 신상을 털린 일도 부지기수다. 그만큼 편집의 힘이 중요해졌고, 출연자들은 수차례 편집이 악의적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왜곡 편집 논란이 있었던 12기 방송 남성 출연자는 방송 후 SBS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사람들 이용해서 방송 시청률 높이는 것에 급급하지 마시기 바란다”는 글을 게재했고, 18기에 출연했던 남성은 “(방송을 보니) 애정촌에서 ‘저 사람은 딱 저런 놈’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 어이가 없다”며 “제가 화면 속 저를 봐도 ‘참 저런 남자 싫다’ 생각할 정도였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짝’은 ‘리얼 애정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관찰 예능 프로그램. 이번 사건으로 네티즌들은 “그동안 짝을 볼 때 영화 ‘트루먼쇼’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심리 변화나 모습 등을 지켜보면서 재미를 찾는 프로 같아 불편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