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망한 46명의 용사들 가운데 흉상이 세워진 것은 임 중사가 처음이다. 임 중사는 내기(內機) 기관사로 천안함의 기계 장치와 장비를 원격 제어하는 전기·전자계통 운영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했다. 임 중사의 흉상은 같은 학교 출신으로 1996년 강릉무장공비 소탕작전에 참가했다가 적의 흉탄에 맞고 전사한 고 오영한 장군의 흉상 옆에 나란히 설치됐다.
충남기계공고 총동문회는 지난해 8월 고인의 넋을 기리고 천안함 46용사의 뜻을 새기자는 취지에서 흉상건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았다. 흉상에는 그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천안함 기관실의 해수 파이프 77.2g이 녹아있다. 황기철 해군 참모총장이 천안함과 46용사의 혼이 영원히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천안함의 선체 번호(PCC-722)를 상기하는 중량만큼 넣어줄 것을 주문해서다.
흉상 제작과정의 최종단계인 흉상 거푸집에 쇳물을 주입하는 작업은 임 중사가 처음 군복을 입은 진해에서 하길 원하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진해 해군군수사령부 정비창에서 진행됐다. 임 중사의 부모는 아들의 보상금 일부를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