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자살보도가 모방자살 부추기는 것은 통설 아닌 사실

유명인 자살보도가 모방자살 부추기는 것은 통설 아닌 사실

기사승인 2014-03-18 11:27:00
[쿠키 생활] 유명인 자살에 대한 언론보도가 ‘베르테르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통설이 단순 추정이 아니라 실제 사실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가 고대안산병원 인간유전체연구소 서수연 박사와 공동으로 우리나라 유명인 자살에 대한 언론의 기사 수와 모방 자살 증가 수를 파악해 비교하는 방법으로 유명인 자살에 대한 언론보도가 모방 자살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8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지난 1990년부터 2010년 사이 자살한 유명인 중 언론에 많이 보도된 15명에 대한 신문과 TV 기사량, 통계청 모방 자살자 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언론의 유명인 자살 보도와 모방 자살간의 상관계수가 무려 0.74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건 사이의 상관계수는 1점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2008년 자살로 숨진 탤런트 고 최진실 씨의 상관계수가 가장 높았다. 자살에 대한 일별 신문 보도량과 일별 모방자살의 상관계수가 0.71점, TV 보도량과 모방자살의 상관계수는 0.76점에 이른 것으로 각각 분석됐다.

서수연 박사는 “사람들은 유명인이 본받을 점이 있다고 생각해 그들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모방자살 역시 위인 본받기의 부정적인 행동양태의 일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국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인데도 그동안 자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부족했다”며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모방자살 연구는 있었지만, 이번 연구처럼 모방자살을 모델링하고 언론보도와의 상관관계를 직접 규명한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정신과학분야 국제 학술지 ‘역학 및 정신과학 학술지(Epidemiology & Psychiatric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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