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달 출입문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고령의 택시기사에게 선처를 베푼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택시 운전기사 홍모(82)씨가 운전하던 택시가 호텔 출입구 회전문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의 호텔 직원과 투숙객이 다쳤다. 사고는 차량 급발진 등의 문제가 아닌 홍씨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1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홍씨는 5000만원 한도의 책임 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호텔신라의 피해액은 5억원 수준으로, 홍씨가 배상액 중 4억원이 넘는 금액을 변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고 보고를 받은 이 사장은 한인규 부사장을 불러 “고의로 일으킨 사고 같지 않으니, 일단 택시기사 집을 방문해보고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이틀 후 홍씨 자택에 방문한 한 부사장은 성치 않은 몸으로 반지하 빌라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그의 상황을 확인했다. 이를 사장에게 보고했고, 내용을 전해들은 이부진 사장은 사고 피해를 사측이 직접 해결할 것을 제시하며 홍씨의 4억원 변상 의무를 면제 조치해줬다.
이에 홍씨는 “사고로 거리에 나앉을 상황에 눈앞이 캄캄했다”며 “호텔신라에 피해를 끼쳤는데 도리어 이런 호의를 받아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기분 좋은 소식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주(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사례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