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전 발뮤다 사장 “필요한 건 비싸도 산다”

일본가전 발뮤다 사장 “필요한 건 비싸도 산다”

기사승인 2014-03-21 23:10:01
일본 가전업체 발뮤다는 강소(强小)기업이다. 직원 수 42명에 불과한 작은 회사가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잇달아 성공시키고 있다. 2010년 출시한 프리미엄 선풍기 ‘그린팬’은 자연에서 부는 바람과 같은 효과를 내는 이중 날개 구조와 애플 제품을 연상시키는 단순한 디자인으로 50만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예상치 못한 성공에 샤프, 파나소닉 등 대형 가전업체들이 고가 선풍기 시장에 뛰어들며 ‘프리미엄 선풍기’ 시장이 형성됐다.

20일 한국을 찾은 테라오 겐(41) 발뮤다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제품은 아무리 비싸도 산다”며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한 것이 성공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고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스페인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일본에 돌아와 밴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후원하던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가수의 꿈을 이루지 못했고 우연히 접한 잡지를 보고 디자인 매력에 빠졌다. 독학으로 디자인 공부를 하고 2003년 발뮤다를 창업했다.

2008년 세계 경제 침체는 생각을 전환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테라오 사장은 “정말 필요한 것만 남게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한 대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관련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디자인이 성공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백색가전은 실내에 두고 자주 보기 때문에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다. 아름다움은 수치로 표현할 수 없지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린팬을 시작으로 공기청정기 에어엔진(AirEngine), 스마트 히터, 기화식 가습기 레인(Rain) 등 내놓는 제품마다 소비자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12월 국내에도 선보인 에어엔진은 69만9000원 가격에도 지금까지 3000대 이상 판매됐다.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회에서 레인을 2000대 한정 판매한다. 발뮤다는 올해 글로벌 판매대수를 6만대로 잡고 있으며 3년 뒤 매출액은 1000억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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