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방풍투습방수 기능 관계없이 발수력만 향상… 이름만 ‘고어텍스 리프레쉬’
업계, 아웃도어 열풍 편승 ‘꼼수’ 비난… 고어社 “발수력, 고어텍스 기능 아냐” 일축
[쿠키 생활] 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세탁기 ‘삼성 버블샷3 W9000’이 고어텍스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고 과장 광고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측이 고어텍스 기능 회복의 근거로 제시한 발수력이 고어텍스의 기능이 아닌데다 방수방풍투습의 고어텍스 기능은 반영구적으로 유지돼 어떻게 세탁하는지에 따라 일부 차이만 있을 뿐 기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의 아웃도어 의류 열풍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 버블샷3 W9000’을 출시하며 아웃도어 의류를 관리해주는 ‘고어텍스 리프레쉬’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홍보했다. 삼성전자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어텍스 리프레쉬 기능은 20분간 약 70℃의 열풍을 고어텍스의류에 골고루 쐬어주는 열처리를 통해 고어텍스 의류 표면이 잘 젖지 않고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는 성질인 발수력을 회복시켜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발수력이 고어텍스가 지닌 기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어텍스는 옷감 사이에 들어가는, 방수방풍투습의 기능성을 가진 소재(멤브레인)로 이 기능은 반영구적이다. 따라서 멤브레인이 훼손되지 않는 이상 고어텍스의 기능은 유지된다. 때문에 삼성전자 측의 ‘삼성 버블샷3 W9000’의 고어텍스 리프레쉬 기능으로 고어텍스 기능이 회복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고어코리아 관계자도 “발수력은 고어텍스가 지닌 기능이 아니다. 삼성 버블샷3 W9000의 고어텍스 리프레쉬 기능은 고어텍스 기능 회복과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옷감이 젖지 않도록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는 기능인 발수력은 멤브레인이 아니라 옷감 표면에 발수액을 뿌려 흡착시킴으로써 생기는 기능이다. 따라서 삼성 버블샷3의 고어텍스 리프레쉬 기능은 발수력 향상 기능이지 고어텍스의 기능 회복은 아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 역시 “고어텍스 리프레쉬는 당사 고유의 무수 건조기술에 의한 섬세한 온도 제어로 다른 기능 손상 없이 발수성을 회복시키는 코스로, 발수성 이외 기능성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답해 고어텍스 본래의 기능 회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인정했다.
이는 발수력에 대한 기능 향상을, 아웃도어 의류에 흔히 쓰이는 고어텍스라는 이름을 붙여 고어텍스 기능이 회복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기만한 것이다.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가 보편화되자 약삭빠르게 드럼 세탁기라면 거의 모두 가능한 열풍 건조 기능을 아웃도어 의류 세탁에 특화된 기능인양 과장 광고를 한 셈이다.
발수력 향상 또한 삼성전자 측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삼성전자 측은 “고어텍스 리프레쉬 기능을 사용하면 발수도가 1급에서 5급으로 회복되는 것을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반복 시험 검증 했다”고 말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기능성 원단을 취급하는 한 관계자는 “처음 몇 회 정도야 열풍 건조로 발수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오랜 착용이나 반복된 세탁으로 인해 발수액이 의류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면 발수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발수액이 떨어져 나갔다면 삼성 버블샷3 W9000의 고어텍스 리프레쉬 기능을 사용해도 발수력이 회복되지 않는다. 발수액을 뿌려 건조시켜야 발수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 측은 고어텍스라는 이름을 붙이면서도 고어 사(社)에 기능에 대한 어떠한 문의나 기능 회복에 관한 인증 등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측은 “고어텍스 사가 인증이나 공동 마케팅을 활동을 하지 않아 고어텍스 사에서 제시하는 제품 취급 방법을 가이드 해 자사 자체개발로 발수력 회복 코스 알고리즘을 만들어 한국의류시험 연구원를 통해 검증 실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어코리아 측은 “삼성으로부터 기능에 대한 문의나 제품 인증 등에 대한 어떤 제의도 받지 못했다”며 “고어 사에서는 타사에 대한 제품 인증이나 공동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견지하거나 이를 공표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