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병원, 지난해 외국인 신장이식 66% '독과점'했다

고대병원, 지난해 외국인 신장이식 66% '독과점'했다

기사승인 2014-03-31 11:05:00
[쿠키 생활] 고대병원 이식혈관외과(과장 정철웅)의 아침 회진시간은 다른 병원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식담당 교수와 전공의는 물론 코디네이터, 전문약사, 몽골어 통역이 모여 회진 준비를 같이 한다.

이식 환자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이식 팀 전체가 함께 회진을 실시하며, 무엇보다 신장이식을 받거나 대기하는 외국인 환자, 그 중에서도 몽골 환자가 많아 몽골어 통역이 꼭 동행한다.

물론 통역이 없더라도 정철웅 교수를 비롯한 신장이식 팀원이라면 “센베노(안녕하세요)” 혹은 “오스센오가레(물 많이 드세요)” 정도의 간단한 몽골어는 통역 없이 환자에게 현지어로 설명할 정도는 된다.

고려대의료원은 31일, 고대병원 이식혈관외과가 지난해 국내 외국인 신장이식건수 총 41건 중 27건(66%)를 실시하며, 2013년 외국인 신장이식 실적 1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는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아시아 이식학회’와 ‘대한이식학회’ 학술대회에서 잇따라 발표됐다.

그 동안 외국인 환자에게 특화된 진료, 행정 시스템, 언어장벽을 없애기 위해 24시간 통역 시스템, 개별 국가의 의료 상황을 이해하려는 의료진의 노력, 음식 등의 문화적인 차이까지 고려하는 의료서비스가 신뢰를 전달하며, 외국인 환자의 비중이 매년 급증한 결과다.

몽골을 포함한 제3세계 국가의 경우 현지에서의 투석이 원활하지 않아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이식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제한된 공여자 중 혈액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만성 신부전에 의한 빈혈 치료를 위해 무분별하게 수혈을 하거나 이식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거부반응 등으로 재이식을 필요로 하는 고난이도 환자들의 경우 현지에서 이식이 불가능하므로 이러한 환자들이 주로 한국을 찾게 된다.

이처럼 한국인과는 달리 외국인의 신장이식은 환자의 절반이상이 이러한 고난이도의 치료를 요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고대병원 이식혈관외과는 다년간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고위험 신장이식 수술을 문제없이 성공시키고 있다.

한편, 고대병원 신장이식팀은 카자흐스탄, 몽골 의료진을 초청해 이식관련 교육을 실시함으로서 현지의 의료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고대병원 신장이식팀을 이끄는 정철웅 교수는 “외국인 환자들은 살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재산을 팔아 공여자와 함께 한국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서 온다. 그들은 수술 후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 좋지 않은 의료환경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짧은 기간 동안 모든 상황들을 완벽하게 치료해서 돌려보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비록 현재의 의료 상황이 다르고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이해하려는 의료진 및 병원 모든 부서의 부단한 노력이 있다면 외국인 환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식받으러 오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의료관광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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