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살린 저체온요법이란?

이건희 회장 살린 저체온요법이란?

기사승인 2014-05-12 16:28:01
[쿠키 생활]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심정지 후 뇌손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체온요법을 시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저체온요법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도대체 저체온요법이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필요한 것일까.

심정지가 발생한 이후 생존을 위하여는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며, 특히 생존의 고리로 알려진 (1)빠른 심장정지 인지 및 도움요청 (2)빠른 가슴압박 (3)빠른 제세동 (4)적절한 전문심폐소생술, 그리고 (5)심장정지 후 통합치료의 다섯 가지 단계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처음 4가지의 경우 2010년 이전의 심폐소생술 표준 치료법이며, 다섯 번째의 심정지후 통합치료의 경우 2010년 국제공용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하는 것으로, 최근에 새로이 추가된 치료법이다.

심장정지 후 자발순환이 회복된 이후 집중적인 중환자실 치료를 하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생존퇴원을 하지 못하고, 퇴원을 하더라도, 신경학적 손상을 피하기가 어렵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에 저체온요법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심장정지가 급성심근경색 때문인 것으로 판단될 때 급속성 그물망인 스텐트를 넣어 심장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저체온요법은 심장박동이 멈췄다가 자발순환이 회복된 환자가, 의식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심부체온을 32~34℃정도 수준으로 최대한 빨리 떨어뜨린 후(체온하강단계), 12~24시간 동안을 저체온 상태로 유지하다가(저체온 유지 단계), 시간 당 0.25-0.5℃의 속도로 천천히 정상체온으로 회복하는(체온 상승단계) 방법이다. 심장정지 후 뇌부종이나 저산소성 뇌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심장이 멎으면 뇌뿐 아니라 전신으로의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손상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심장정지 후 4~5분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이 시작된다. 심장이 다시 뛰더라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거나 뇌사에 빠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나상훈 교수(응급의료센터/순환기내과)는 “일반적으로 심장정지를 경험한 환자 100명 중 심장이 다시 뛰는(자발순환회복) 사람은 15~20명 정도이며, 이 중 입원 후 집중적인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있게 되는 경우는 불과 3~5명선이다. 더욱이 이들 생존자 중 뇌손상이 없는 환자는 약 1명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이어 “이건희 회장의 경우 심근경색증 발병 초기에 심폐소생술이 재빨리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저체온요법 및 스텐트 삽입 심장혈관 확대 시술 등 현재 시점에서 최고, 최선의 치료를 받은 상태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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