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가 발생한 이후 생존을 위하여는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며, 특히 생존의 고리로 알려진 (1)빠른 심장정지 인지 및 도움요청 (2)빠른 가슴압박 (3)빠른 제세동 (4)적절한 전문심폐소생술, 그리고 (5)심장정지 후 통합치료의 다섯 가지 단계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처음 4가지의 경우 2010년 이전의 심폐소생술 표준 치료법이며, 다섯 번째의 심정지후 통합치료의 경우 2010년 국제공용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하는 것으로, 최근에 새로이 추가된 치료법이다.
심장정지 후 자발순환이 회복된 이후 집중적인 중환자실 치료를 하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생존퇴원을 하지 못하고, 퇴원을 하더라도, 신경학적 손상을 피하기가 어렵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에 저체온요법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심장정지가 급성심근경색 때문인 것으로 판단될 때 급속성 그물망인 스텐트를 넣어 심장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저체온요법은 심장박동이 멈췄다가 자발순환이 회복된 환자가, 의식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심부체온을 32~34℃정도 수준으로 최대한 빨리 떨어뜨린 후(체온하강단계), 12~24시간 동안을 저체온 상태로 유지하다가(저체온 유지 단계), 시간 당 0.25-0.5℃의 속도로 천천히 정상체온으로 회복하는(체온 상승단계) 방법이다. 심장정지 후 뇌부종이나 저산소성 뇌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심장이 멎으면 뇌뿐 아니라 전신으로의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손상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심장정지 후 4~5분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이 시작된다. 심장이 다시 뛰더라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거나 뇌사에 빠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나상훈 교수(응급의료센터/순환기내과)는 “일반적으로 심장정지를 경험한 환자 100명 중 심장이 다시 뛰는(자발순환회복) 사람은 15~20명 정도이며, 이 중 입원 후 집중적인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있게 되는 경우는 불과 3~5명선이다. 더욱이 이들 생존자 중 뇌손상이 없는 환자는 약 1명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이어 “이건희 회장의 경우 심근경색증 발병 초기에 심폐소생술이 재빨리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저체온요법 및 스텐트 삽입 심장혈관 확대 시술 등 현재 시점에서 최고, 최선의 치료를 받은 상태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